고양이야, 정말 미안하다 레이디경향 2001년 8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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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롬이님의 글 "고양이야, 정말 미안하다"가 레이디경향 2001년 8월호 별책부록 "해피투게더"에 실렸습니다. 해피투게더는 레이디경향에서 발행되는 별책부록으로 "향기로운 삶을 위한 잡지"라는 슬로건으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 여러편 싣고 있습니다.  그곳에 올라가서 밖을 보면 저 멀리 큰길가로 차가다니는것 까지 바라다 보이고 전망이 훤히 트여 보인다 아래층과 위층이 있다보니 각방마다 천장과 지붕과 엄청 사이가 많이 떨어져 있답니다 그래서 인지 참새나 고양이가 들락거리곤 한다 얼마전의 일이다 결혼기념 여행을 다녀온 후 밤에 잠을 자려고 하는데 안방 천장에서 쥐라고 하기에는 발자국 소리가 유난히 크고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이 천장에서 밤새도록 부스럭대서 잠을 설쳐야만 했다 결국 새벽에 영감님이 이층 방에 올라가서 안방의 천장을 들여다보게 된 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고양이가 부엌쪽 천장에다가 새끼를 낳아 놓았다지 뭔까? 에구구... 무서워라... 전 고양이를 정말 싫어한다 그때 시간이 새벽 4시... 잠결에 그 소리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무서워서 이블 속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있는동안에 우리 영감님은 이층 다락방 벽이 두꺼운 베니다판으로 되어있는데 그 벽을 뜯어내고 천장으로 들어가서는 어미 고양이와 한판 붙은 거다 한참을 고양이한테 뭐라고 지껄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발자국은 안방 천장을 지나고 한참을 부스럭대고 날벼락 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사이또 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지... 눈을 떠보니 05시 30분...... 옆자리에 있어야할 영감님은 보이지 않고 무서워서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이블을 쓰고 누운 채 영감님을 찾아보았다 내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도대체 대답이 없었다 그래 하는 수없이 잠옷 바람에 거실로 나가서 밖엘 내다보니 옛날집 헐어서 그 자리에 야채를 심었는데 요즘 들어 너무 가문 터라 조루를 들고 물을 주고 있었다 " 거기다 대고 고양이 새끼 어떻게 됐어요? " 하고 물으니 " 그건 알아서 뭐하게 " 불현듯 불길한 생각이 들어서 글쎄 어떻게 했냐고 다그치니 대답이 " 죽으라고 깡통속에 담아놓았지 " 했다 깜짝 놀라서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나가 뒤꼍으로 창고, 헛간, 화장실, 등등을 이리저리 뒤져보아도 도무지 어디다가 두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 고양이 새끼 내놔 빨랑 어디다가 두었어욧 " 하니까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죽어서 땅속에다 파묻었단다 그 소리와 함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떻게 그리도 잔인할 수가? " 아니 그래 그 말 못하는 새끼를 왜 죽여 땅바닥에 내려다 놓으면 에미가 잘 알아서 다른 데로 옮길텐데... 당신 자식 낳은 사람 맞아욧 " 하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얼마나 소름이 끼치고 서운하고 가슴이 아프든지.... 새끼를 잃은 에미 고양이가 또 얼마나 제새끼를 찾아 헤맬까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졌다 " 에구.. 인간도 아니여... 인간....어쩔려구 그래 " 방에 들어가서 도로 이블을 싸매고 누워 버렸다 아무리 고양이가 흉물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어린 새끼를 그리도 무지막지하게 땅속에 묻어 버릴 수가 있을까? 새끼에 대한 안쓰러움... 에미에게 미안함이 몰려와 눈물이 났다 그리곤 그날은 하루종일 영감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 인간이 무서워 말도 하기 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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