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선인장 레이디경향 2001년 5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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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하늘님의 글 "꼬마 선인장"이 레이디경향 2001년 5월호 별책부록 "해피투게더"에 실렸습니다. 해피투게더는 레이디경향에서 발행되는 별책부록으로 "향기로운 삶을 위한 잡지"라는 슬로건으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 여러편 싣고 있습니다.  화분 가꾸기를 좋아하는 친구 연수가 아파트 5층으로 이사와서 그동안 키웠던 선인장들이 거의 죽었다고 하소연 하였다.나중에는 할 수 없이 몇 안남은 선인장들 모두 1층 아파트 정원으로 옮겨 심었다고 한다.사람은 아파트 5층에서 살 수 있지만,선인장은 아파트 5층에서 살 수 없는가보다.혜련 언니는 선인장한테 살짝 입맞춤하고나서 나한테 화분을 건네 주었다. 선인장한테 입맞춤하는 혜련 언니의 모습을 언니 남편이 봤더라면,언니 남편은 선인장을 질투 하였을까,아내 혜련 언니를 미워하였을까? "선인장을 여왕님 모시듯 조심조심 가지고 가거라." 혜련 언니의 부탁이었다. 철이와 철이 엄마가 우리 집에 놀러왔다.개구장이 철이는 색깔 알록달록한 선인장을 정말 좋아하였다.선인장을 좋아하는 철이가 귀여워서 나는 화분을 철이네 집에 갖다 놓도록 하였다. "관상용으로 만든 작은 선인장은 오래 살지 못한다." 철이 엄마가 나한테 화분을 건네 받으면서 말하였다.순간,나는 선인장을 주겠다고 약속 하였던 것을 후회 하였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선인장을 여왕님 모시듯 조심조심 가지고 가거라." 작은 선인장한테 입맞춤 하던 혜련 언니 정말 미안해요. 화초도 음악을 들려주면 좋아하고,화초도 혼자 있으면 외로워하고,주인한테 사랑받는 화초는 무럭무럭 잘 자란다,라는 이야기는 그렇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사람도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쁘듯이,생명을 가진 선인장도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 나쁠 것만 같은데...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전혀 무관한 일들에 대하여 즉흥적으로 제멋대로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같다. 여자 나이 서른 넘으면 앞으로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철이 엄마의 옛날 푸념이 생각난다. 여자 나이 서른 넘으면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물에 물 탄 듯 기름에 기름 탄 듯 그렇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철이 엄마는 말하였다.그때 서른 나이로 막 접어 들었던 나는 철이 엄마의 말이 정말 섭섭하였다.아직 젊은 내 인생 앞으로 어떤 좋은 일이 있을련지, 어떤 나쁜 일이 있을련지 무슨 근거(根據)를 가지고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일까? 사람의 앞날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자신의 앞날도 아닌 타인의 앞날을 근거(根據)없이 속단하는 철이 엄마의 태도는 정말 불쾌하였다. 혜련 언니한테 받은 선인장은 지금껏 철이 엄마 집에서 죽지 않고 잘 자라고 있다. 스스로 말했던 것과는 달리 철이 엄마가 선인장한테 그렇게 무심하지 않았던 탓도 있을 것이고, 다른 식물들은 살 수 없는 사막에서도 살아남은 선인장이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강한 생명력 탓도 있을 것이다.아니 어쩌면 선인장은 "관상용으로 만든 작은 선인장은 오래 살지 못한다."라는 철이 엄마의 예언(豫言)에 대한 반발심으로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것일련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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