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달걀도둑 레이디경향 2001년 1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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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레님의 글 "추억 속의 달걀도둑"이 레이디경향 2001년 1월호 별책부록 "해피투게더"에 실렸습니다. 해피투게더는 레이디경향에서 발행되는 별책부록으로 "향기로운 삶을 위한 잡지"라는 슬로건으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 여러편 싣고 있습니다.  유난히도 저희집 뒤뜰은 포근했지요, 어느날 우연히 아주 우연히 저는 횡재를 했습니다 아니 도둑질을 했다는 표현이 맞을거예요, 첫 도둑질 학교갔다 돌아오니 어머님의 말씀으로 뒤안을 정리하던중 재소쿠리 안에 암탉이 암전히 나를 쳐다보고 앉아있는 거였어요, 가까이 닥아가도 도망을 가지않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면서... 살며시 보듬어 들어올리니 그곳에는 노란계란 여섯개가 옹기종기 모여있어 당황한 나머지 재자리에 다시 놓아 두고 몇번이고 사방을 둘려보아도 주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요, 지금 먹을까? 아니야,나말고 누군가 알고 있을지도 몰라, 주인이 챣아와서 계란을 내놓으라면 어쩌지 그래 삼일간만 기다리자 그때까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거야 그때는 내것이야,삼 일 뒤를 생각하니 흥분과 쾌감으로 온몸이 간질거리며 얼굴은 새빨가케 물들고 가슴은 왜그리 꿍꽝거리던지.... 깡충 깡충뛰면서 부엌으로 달려가, 엄마, 일요일날 정리하면 안돼요? 왜? 그냥 공부할려고요, 응,알았다, 일요일날 저가 치울태니 아무도 뒤안에 가시면 안돼요 아니다, 내가 치우마 하시며 뒤안으로 몸을 뜨는순간 뒤안에서 암탉이 꼬꼬댁 꼬꼬하고 울어대는 거였어요, 아~이놈의 달구세끼 눈치도 없이, 정말이지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돌아선 엄마를 부여잡고 엄마,저가 한다니깐요, 계란 여섯개에 내양심을 저버리고 엄마에게 신경질을 부렸지요 방으로 들어와서 책을펴놓고 여섯개의 계란을 먹을궁리를 했어요, 어떻게 먹을까!, 너무나 행복한 순간 이었습니다 삶아먹을까 날것으로 먹을까, 나중에 주인이 나타나면 어쩌지, 아니야, 아무도 모를거야,증거가 없잖아, 삼일간 꿈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드리어 일요일날 아침 설레임으로 뒤안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여섯개가 있어야될 계란이 10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거였어요, 차라리 여섯개안 있었으면....... 삼일간의 계획중에 여섯개의 계란을 먹을 궁리를 했지요 그런대 열개의 계란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먹을건지 용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당황스러워, 차라리 주인에게 돌려주면 먹으라고 몇 개는 주겠지, 아니야, 주지않으면 어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기회는 자주오지 않는법 일단은 여섯개의 계란은 계획대로 먹고, 네개는 멍석뒤에 숨겨놓기로 하고 계란 한 개 움켜쥐고 송곳이로 두둘겨서 구멍을 내고 하늘을 쳐다보고 쭉~들이켰지요 아~ 그맛, 하늘은 왜그리도 맑고 높았던지.... 한 입에 몇개의 계란이 들어갈것만 같았는데 입안에서 흘러넘쳐 목을타고 흐르고 있었습니다, 옷소매로 쓱쓱 닦고나니 왜 그리도 뿌듯하고 힘이 불끗 솟았던지... 그날이후 나의 일과는 소쿠리 앞에 닭 모이를 주는것 이었습니다, 기특하게 그 닭은 알을 놓고도 한참을 걸어가서 울어대는 거였어요, 고마운닭, 나의 보배, 그로부터 일주일 뒤, 옆 집에 사시는 바우네 엄마가 우리 집에 오셨어요, 무슨 말씀인지 한참을 하시더니, 우리 집 닭은 알을 못났는가봐, 잡아먹든지 팔든지 해야겠어, 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럼, 그 닭이 바우네 닭이었단 말인가... 벽에다 등붙이고 고개틀어 문틈으로 내다보니 그날따라 바우엄마의 모습이 왜그리도 미웠던지..... 바우엄마가 돌아가자 엄마에게 달려가서 엄마, 바우네닭 우리가 사요, 우리가 키워요, 싸게 달라고 해요,알도 못낳으니, 아니다 알도 못났는데 무엇하게? 그닭 알 잘낳아요! 너가 어찌아니? 순간 당황스러워, 그냥 우리 집에 오면 잘놓을것 같아서요 하고 방으로 들어와서 한참을 울었어요 나만이 알고있는 비밀의 닭이었는데...., 나에게 소중한 닭이었는데..........,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4년전 가족과 휴가를 고향으로 갔다가 바우네 집에 들려 돈5만원과 고기두근 사드리고 그때의 비밀을 가슴속에 묻어 두고 서울로 향하는 차안에서 아들녀석 아빠 아까 그할머니 누구세요? 음~ 할머니 친구면서 아빠가 어렸을때 옆집에 사시던 할머니야 하고 말하니 쑥스러움에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고..... 아무일도 없었던듯이 오늘도 그때를 회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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