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이야기" 레이디경향 2000년 9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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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아님이 쓰신 "피터팬 이야기"가 레이디경향 9월호 별책부록에 "해피투게더"에 실려 있습니다, 해피투게더는 레이디경향에서 발행되는 별책부록으로 "향기로운 삶을 위한 잡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 여러편이 실려 있습니다.  멀리 계룡산자락이 보이는... 블라인드가 있지만 대개는 걷어 놓고 작은 창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즐기는 것이 참 좋습니다. 오늘 학교에 갔다가 종업식 때 받은 선물인 종이 인형을 가져와 유리창에 달아 놓았지요. 팅커벨 인형이랍니다. 피터팬에 나오는... 그 인형을 보며 이 밤엔 문득 생각에 잠긴답니다. 나의 피터팬에 관한 생각이지요. 내게는 꼭꼭 감춰 두고픈 피터팬이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친구이며 연인이기도 하고... 동생일 때도 있으며, 오빠 노릇을 하기도 하고, 내가 아파할 때면 나의 아빠처럼, 때로는 나의 이쁜 아이가 되어 주기도 하지요. 장난꾸러기 같다가도 남들보다 깊이있는 인생의 철학이 드러날 때도 있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는 또한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늘 그대로 푸른 나무같이 나를 바라보아 주리라 믿는답니다. 어. 결혼한 여자가? 라고 의문이 생긴다면 당신도 마음 속을 들여다 보시길. 현실에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명 꿈꾸는 피터팬이나 팅커벨이 존재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그저 단순한 일탈이나 불륜으로만 바라보는 사람과는 느낌이 맞지 않겠지만 나는 나의 피터팬을 무지 좋아 합니다.. 어쩜 그가 나의 이런 마음을 모를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답니다. 나는 나의 피터팬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고 싶으니까요. 내 곁에만 있어야 된다든지 나만 생각해야 한다는 유치한 사랑 놀음이 아니라 그저 어딘가에 그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넉넉하게 고여오는 힘이 생기는 것, 그거면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바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랍니다. 내가 아름다운 영혼의 그에게 바라는 것은 언제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주는 것... 아파하지 말고 씩씩하게 세상을 헤쳐 나가길 바라는 마음, 때로 그에게 어려운 일이 부닥쳐 와 주저 앉고 싶을 때도 마음만큼은 좌절하지 않기를 빌지요.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남김없이 잃어 버리는 날이 혹여 온다 해도(이런 것은 정말 가정입니다만) 나는 그가 의연히 일어 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때 내가 그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빈답니다. 험한 세상에 의지할 만한 존재가 되어 준다는 것은 너무나 근사한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의 피터팬은 힘이 들지도 모릅니다. 마음 속에 큰 갈등이나 고민이 꽁꽁 쌓여 있을지도 모르구요. 그치만 난 그에게 무엇이 그리 번민스러운지 억지로 묻지는 않을 것입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를 아프게 하던 일들을 현명하게 헤치고 나면 내가 힘들여 괴롭히지 않아도 그가 스스로 이야기 할 수도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사는 것이 각박하세요? 그럼 자기 안의 꿈을 들여다 보세요. 때로 피터팬과 같은 사람이, 때로 팅커벨과 같은 요정이 미소지으며 바라 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꿈꾸는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누구나의 권리이며 자유거든요. 그리고 아마도 그런 사람만이 정말 설레이는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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