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일지" 레이디경향 2000년 8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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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님이 쓰신 "금요일의 일지"가 레이디경향 8월호 "해피투게더"라는 별책부록에 실려 있습니다, 해피투게더는 레이디경향에서 발행되는 별책부록으로 "향기로운 삶을 위한 잡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 여러편이 실려 있습니다.  지능지수 60 이하인 내 아이들 7명. 똑같은 이야기를 백번 이상해도 잊을 것은 잊어버리고 마는 내 아이들. 그들에게 내가 정말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이 세상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심어 주고 싶다. 어려운 수학 계산 잘 못하더라도, 삼척동자도 아는 이순신 장군 잘 모르더라도 한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오늘은 현장 체험 학습을 하러 나간다. 지난 번에는 우체국에 가서 집으로 소포도 부쳐 보았고, 은행에 가서 저금도 하고 통장도 만들었다. 오늘은 소방서 견학과 음식점에 가서 음식 주문하기와 식당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익힌 다음 경찰서 그리고 동사무소를 견학하기로 한다. 오늘 점심은 짜장면을 사 먹어야지. 물론 계산은 내 아이들이 하겠지만.(음식값은 내가) 어제 오늘 할 일을 미리 일러 주었더니 충헌이는 자기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중국집을 적어 왔다. 마침 소방서도 가까이 있는지라 우리는 기꺼이 충헌이가 안내하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짜장을 얼굴에 덕지덕지 묻히고 돈계산까지 정확하게 해 가면서. 그리고 경찰서로 향하는데... 충헌이의 급한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어요" " 그래, 참기 어렵니?" "네" 주변을 둘러보니 문을 열어 놓은 교회가 보여서 얼른 그리로 갔다. 뒷마당에 화장실이 있다고 알려주어서 가긴 갔는데 충헌이는 이미 늦었다는 표정이다. 참을수 있을만큼 참았다는 증거로 엉덩이에서 발 끝까지 실수의 부산물이 묻어 있었고, 화장실은 물론 충헌이의 몸과 바지까지 충헌이 혼자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다른 아이들을 얼른 밖으로 데리고 나가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사주고 기다리게 하고는 충헌이를 수돗가에서 씻기기 시작하였다. 아이를 씻길 수 있는 물이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엄마도 집에서 너 이렇게 씻겨 주시지? 선생님은 엄마랑 똑같아. 그러니까 괜찮아" "앞으로는 조금만 일찍 이야기 해. 그럼 더 좋겠다. 그치?" 그리고 바지랑 팬티, 양말, 운동화까지 깨끗하게 빨고, 수돗가랑 화장실 청소를 한 후에 젖은 옷을 입혀 나왔다. "선생님 충헌이 왜 그래요?" "응, 충헌이가 배가 조금 아파서. 선생님이 도와 주다가 그만 실수해서 충헌이에게 물을 끼얹었지 뭐야. 그래서 옷이 다 젖어 버렸네." "아이구, 선생님도 조심하셔야지요." 다시 밝은 얼굴이 된 충헌이를 집으로 돌려 보내면서 충헌이에게 마음으로 전한다. '충헌아, 누구나 그런 실수는 하는 거란다. 내가 걱정인 것은 이 일로 인해 너의 마음이 위축되어서 밖으로 나가는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려 할까봐 그것이 걱정이구나. 수십번 이런 실수를 해도 괜찮으니까 오늘 일은 다른 것처럼 한 밤 자고 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렴. 그러다 보면 어디에 가도 실수하지 않는 의젓한 네가 될 수 있을거야. 그 때까지 우리 열심히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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