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방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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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방문"
그 옛날 드르륵거리는 미닫이문을 열고, "이발소" 안으로 들어서면,
난로 연통에다, 젖은 수건 동여 메고, 천정 철사 줄에는 "만국기"
걸려있듯, 널어놓은 수건 사이로, "밀레의 이삭줍는" 아낙의 모습을,
액자에 넣어 걸어놓은 모습을 생각하면, 나는, 항상 봄에 산과 들에
머리에 수건 두르시고, 앞치마와 바구니를 들고서 봄나물을 캐던,
동네 아낙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아련한
"추억의 시절"....,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겨울 방학 여운이 체 가시기도, 전에 봄방학을 맞이했다,
왜?, 봄방학이 생겼는지, 겨울방학을 그때까지 하면 안 되는지,
나는 알 수는 없지만, 또다시 놀 수가 있다는 생각에, 마냥 좋아만
했었다, 선생님은 반 편성을 하시고는, "통지표"를 나누어주시며,
내일 한절마부터, "가정방문"을 하신다고 집에 들 돌아가서, 부모
님께 말씀을 드리라고 하셨다, 동네 친구들과 재회의 기쁨과,
헤여짐 의 아쉬움을 뒤로 한 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어머니께, "엄마"선생님이 내일 우리동네부터
"가정방문"오신 데요, 하니 엄마는 퉁명스럽게 왜? 너 "학교에서
잘못 한 것 있나"? 하셨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친 어머니는
다리 목에 가서, 선생님이 오시나 보고, 오시면 기별해라 하셨다,
아침부터 허락 받고 마음놓고, 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다리 목 공터엔, 벌써부터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자치기며, 구슬치기,
말타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선생님이 오시길 기다리며, 점심까지
거른 체, 놀면서도 틈틈이 다리 목을 바라봤다, 다리 목은 시내에서
동네로 들어오는, 유일한 가교였다. 얼마쯤 지났을까, 누군가 큰소리로
"선생님이 오신다"고 외치자, 모두들 달려가 선생님의 짐 자전거에
손을 걸친 체, 마을로 들어섰다. 선생님께서 00집에 들리시는 것을
보고, 나는 황급히 집으로 뛰었다. 우물가엔 동네 아주머니들이,
냉이며, 쑥 갓을 다듬고 계셨다. 엄마! 선생님 지금 00집에 가셨어요.
금방, 우리 집으로 오실 거예요, 내 말에, 모두들 소스라치게
놀라시며, 하시던 일, 주섬주섬 챙기시고는 뿔뿔이 흩어졌다. 나도
냉이 소쿠리를 들고서, 어머니의 뒤를 따라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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