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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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이맘때 눈 내리는 날이면
평소에는 학교 갔다 돌아올 적,
천방 뚝 8부 능선에, 토끼 길로 걸었는데,
어제 같이 많은 눈이 내리는 날이면,
천방 위로 걷다가, 눈보라가 몰아치면
등돌리고 뒤로 걷지요,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창피한 나머지 "에이 재수 없어" 하고,
침 한번 밷고서, 발길 닿지 않는 천방 옆
언덕에, 소 발 자욱 개 발 자욱 찍어
볼 때면, 뒤에서 엉덩이 건들기만 하여도,
앞으로 고꾸라져 허우적거리면, 친구들은
한바탕 웃고서, 발목 잡아 끌어당기죠.
그것도 모자라서 집으로 돌아와, 닭장위
덮어 놓은, 함석 지붕 들고서, 언덕위로
올라가 미끄럼 타고 놀다,
흠뻑 젖은 옷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언제나 회초리 들고, 그자리에 기다리고
계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이렇게 큰 눈이, 자주 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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