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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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이맘때면 마을 앞 보트 장은,
스케이트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을 지치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와 방바닥에 양초 칠해,
나일론 양말을 꺼내 신고서,
장롱에 붙어있는 거울을 바라보며,
뒤짐 지고 폼잡으며, 보트 장에서 봤던 모습
흉내 내다가, 뒤 안에 숨겨놓은
외발 썰매 들고서 논으로 달려가지요,
언 손 호호 불며 얼음지치다, 얼음 위로
뽀죽 나온 벼 밑 깡에 걸려 꼬꾸라지면,
거미줄 타래처럼 길고 긴 누런 코가 한 뼘이나
늘어져, 찬 공기 훌쩍 들이켜 마시면,
늘어진 코도, 재 자리를 찾아 숨어버리죠,
해질녘 집으로 숨어 들어와, 숨죽여 건너 방에
앉아 있으면, 무심코 방문 열고 들어선
어머니는, 깜짝 놀라 한동안 야단을 치시고는,
"저 귀신은 잡아가지도 않나 봐,"하고 푸념하시면,
무서워서 뒷간을 가지 못하고, 긴긴밤 인내로
참고 보냈던, 아련한 추억이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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