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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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새벽 한 손에는 남포 불 밝히시고
잠에 취해 더듬거리는 자식 신발 신겨 주시며
살을 애는 갈기바람 가슴으로 안으시며
좁디좁은 산 비탈길 나의 밤길 밝혀주신 어머님,
동네어귀 강 언저리 외나무다리 앞에서는
예야~ 조심해서 건너거라, 하시며
할아버지 수염 많큼 길게 늘어진 고드름 위로
네발로 엉금엉금 따라 건너시던 어머님
그날 따라 왜 그리도 미끄러웠던지,
어머니는 그만 미끄러지셨어요
그만 가시라니까, 왜 따라 오셨어요,
괜찮다 어서 가거라 통학열차 놓칠라....
그러시며 태연한 척 일어나신 어머님,
차마 볼수 없어 앞만 보고 한참을 뛰어가다 뒤돌아보니
어머니는 그곳에서 절룸 거리셨어요
열차 안에서 보이지 않는 책 펼쳐놓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목구멍으로 눈물을 꿀꺽꿀꺽 삼켰었지요,
왜 좀더 따뜻한 말 한마디 해드리지 못했던지.....
다시금 그 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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