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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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중목욕탕에서
벌거벗은 모습에 샤워를 하고 있었다.
뜨거운 물에 김이 무럭무럭 나와
거울에는 안개가 꼈다.
거울은 뽀득 뽀득 소리가 나게
손으로 닦아야 볼 수 있었다.
그때 뒤에 있던 물바가지를 밟고는 미끄러졌다
그리곤 발라당 넘어지게 되었다.
순식간에 나는
타일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딛었다.
그리고 뇌진탕으로 죽었던 것 같았다.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허름한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60년대에나 볼 수 있는 구식 버스에는
얼굴이 하얗고 이상한 사람들이 잔득타고 있었다.
나이가 많이든 노인 분들이 많았다.
덜덜덜....
덜컹거리는 버스는
어디론가 하염없이 가고 있었다.
운전기사를 보았다.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나
엄해보이는 군형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
난 버스를 타고 가다간 아무래도
억울할 것 같았다.
난 운전사 눈치를 보면서
먼지 낀 구식 여닫이 창문을 힘껏 열었다.
그리고는 뛰어내렸다.
그리고 또다시 정신을 들자
나의 초라한 장례식이 보였다.
한 개의 향만이 초라하게 타 오르고 있었다.
초라한 꽃 몇 개만이 장식하고 있을 뿐,
간간히 흐느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3일상이 끝난 무렵이었다.
아무 것도...
이룬 것 없는...
결혼도 안한 나이 어린 여자의 장례식은 그랬다.
당연히 나의 몸은 화장을 하겠지...
나는 죽었다.
그리고 울고 있었다.
눈물에 가려서 아무 것도 모르겠다.
너무나 슬펐다.
남자친구의 집에 갔다.
남자친구 옆에서 꼭 껴안고 잤다.
처녀 귀신은 정말 외로웠다.
자고 일어나보니 나 혼자였다.
무척 외로웠다 그러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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