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건망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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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난 한가지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그래서
며칠째 난 우리동네 시장을 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인즉슨,
시 아버님의 제사준비를 하기위해 김치거리를 사러
시장엘 갔다.
주변에 대형 할인 마트도 많이 있지만 야채나 과일 생선등,
이런걸 사려면 주로 시장을 이용하는 편이다.
그날도 배추가 워낙 비싸서 포기로 담는걸 포기하고,겉저리로 담으려고 배추 한 단(2포기)만 간단하게 샀다.
무우,생강,홍고추 갈은것,골파,등등...몇가지 부재료까지
한다발 사들고,열무를 사기위해 시장 끝트머리쪽으로 나왔다.
시골 할머니들이 가지,호박,오이,아욱,상추,.....
이런것들을 난전에 주~~욱 늘어놓고 팔고 있다.
애기배추가 너무 싱싱하길래 얼마냐고 했더니 1000원에 가저 가란다.
그리고 다음 할머니에게로 가서 열무 한다발 사고,
골파가 필요하지 않냐며 자꾸 깐 골파 한다발을 함께 사라고
강매를 하시며(저쪽에서 샀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봉지에 집어 넣어서 할수 없이 사가지고,
만원권을 내어주니 육천 오백원을 거슬러 주신다.
열무 이천 오백원,골파 천원,
그래,생각도 없이 양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신호등을 막 건너가니,아까 그 할머니가 급히 나를 부르신다.
"애기 엄마,나줌 봐요."
"왜요?"
"거기 잠깐 서 보시요."
그래서 신호등이 다시 바뀔때까지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할머니께서 건너 오시며 옆 할머니에게 애기배추값 천원을
주었냐고 묻길래
"예,돈 아까 드렸는데요? "
그 할머니가 돈 안받았다고 나더러 받아오라고 해서
내가 이리 뛰어왔지."하신다.
"무슨 소리예요, 아까 다 드렸는데요.."
하며 난 지갑을 열어보이며 주었다는걸 강조를 하니
할머닌 "알았어,그럼 가서 줬다고 애기 할께."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며 난 아차 싶었다.
곰곰 생각을 해보니 안준것도 같고,준것도 같고,
그래서 다시금 머리를 쥐어짜며 또 생각을 해보고 지갑을 열어
확인을 해보니 애기배추값 천원을 안준것이 확실했다.
아이쿠~~~이런 낭패가.....
그러나 나의 발걸음은 시장을 향한것이 아니라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쭈욱 빠지며 무언가 큰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그 실수를 인정하기가 싫어,
분명 노발대발하고 있을 할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주위 사람들과 내 험담을 하고 있을 광경속으로
난 다시 가서 천원을 주고 올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김치거리를 주방에 팽개치고,
의자에 앉아서도 한참을 갈까,말까......의 기로에서 헤매이다
며칠이 지난 여태도 그 현장에(?)가보지 못하고 있다.
용기도 없고,배짱도 없고,너스레도 떨줄 모르는
옹졸한 성격을 탓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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