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그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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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8월7일~9일 2박3일
장소는 단양군 단양읍 천동리
인원은 4명(우리가족)
텐트,코펠,여벌옷 몇벌,수영복,기타 등등.....
우리의 너굴님 드디어 여름 휴가를 선포하고
준비물을 빠짐없이 챙길것을 명 한다음 느긋한 잠에서 깨어났다.
바쁘고 급한건 나였다.
2박3일동안 아무런 불편없이 즐거이 휴가를 보내려면
준비성이 철저한 너구리의 성격때문에
하나라도 빠지면 안되겠기에 아침부터 서둘러 짐을 싸서
간단히 챙기려해도 자꾸 보따리가 늘어난다.
"엄마,아주 이사를 가요."
짱구가 한마디 거든다.
매미의 울음이 절정에 다다르고 더위도 물오를대로 올라
이제 한풀 꺽어들 기세를 보이는것이 어째 비가 오려는지
하늘에 구름이 잿빛으로 변하는것이 영 심상치 않다.
트렁크에 한가득 싣고서 룰루~~랄라~~ 신나게 출발!!
"부처님, 우리 휴가동안 비 안오게해 주세요,아멘"
뭐하는가 보았더니 우리 딸아이가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짱구가 피식 웃으며 "아멘은 교회에서 하는거야"
"엄마, 그래서 맨날 내 기도가 안이루어지나봐, 부처님한텐
기도 다하고 뭐라고 하는거지? "
"글쎄... 관세음 보살....하는건가?"
모두들 한바탕 웃어본다.
몇년동안 우리가 여름 휴가를 잡으면 멀쩡하게 무덥던 날씨가
갑자기 비를 동반한 짓굿은 날씨로 변해서
아이들도 내심 불안한가보다. 비가 올까봐.....
매년 세가구,아님4~5가구가 시끌벅적하게 떠나는 여행길이었는데
이번엔 단촐하게 우리만 떠나니 왠지 허전하고 심심했다.작년,
이뻥씨(올리브의 남편)의 천막(공포의 비를 몰고오는)사건이
생각나 뒷좌석에 앉아서 배시시 웃어보았다.
너구리가 조용히 휴가를 천동리로 떠난건 다 이유가 있었다.
매년 같이 휴가를 떠나는 분들과의 날짜도 맞지 않아서였지만
순전히 축구하다 다친 허리와 어깨가 요즈음 자꾸 아프고
저리고 쑤셔와 청동리에 침 잘놓는 할아버지가 계시다기에
침도 맞고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였단다.
자동차 앞 유리에 빗방울이 떨어지는걸 보면서
아이들은 소리를 질렀다.
"비온다. 왜 우린 맨날 비오는날 놀러가지?"
작년에도 3일 내내 비가 내려 물놀이 제대로 한번 못해본
경험이 생각 나는지 얼굴에 실망스런 빛이 돈다.
"미안하다.애들아, "
너구린 애써 아이들을 달래며 음악을 더욱 크게 신나게 틀어준다.
잿빛 하늘에선 비를 뿌려주다가 간간히 멈추고, 단양 시내에
다다를때엔 날이 벌써 어두워지고 고수동굴,노동동굴을
지나서 천동동굴이 있는 마을 어귀에 다다르니 산속의 어둠은
더 빨리 찾아온것 같았다.
두어번 침맞으러 온 할아버지네 집엘 들러
뜨끔하고 무서운 침을 맞고,(아이들은 아빠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고) 할아버지가 소개해준
민박집에 다다르니 운동장같이 넓은 방 두칸을 다 쓰라고
내어주는 주인 아저씨의 인심이 좋아 보였다.
침을 맞았다고 하니까,몸조리(?) 잘 해야한다며 불도 따뜻하게
넣어주시고는 편안하게 주무시란다.
짐을 풀고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해서 (삼겹살구이)
계곡 근처 텐트촌에 가서 자리를 깔고 앉아
시원스레 불어오는 바람과
가로등 불빛아래서 아주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우리 너구리 일찍 잠자리에 들고
우리들은 잠이 오지 않아,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다가
(윗층이 노래방인지 쿵쿵거리는 소리,노래소리,음악소리)에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이들과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려 더이상 밤 산책할곳이 없어 잠시 비를 맞고
서 있어보다가, 비를 피하여 처마밑에 앉아 있어보다가,
그래도 심심하여.....노래방 가자는 아이들의 성화도
뒷전으로 미루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뒹굴뒹굴.....
잠을 청하여 보지만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창밖에선 빗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천둥소리 요란하게
치고,어째 내일 아침이 심상치 않음을 예고라도 하듯.....
어느결에 잠이 들었는지, 날이 샌것같아 눈을 떠보니
6시도 안된 시각. 아~~~비는 여전히 내리고,
일찍 일어나도 크게 할 일이 없어 또다시 누워보지만
이미 달아난 잠 그저 비님이 그쳐주시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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