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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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난 원없이 빈대떡을 부쳤다.
감자 갈아
정구지,호박 송송 썰어서
한 양푼 반죽 해놓고서,
가스불 양쪽으로 켜대고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번갈아 뒤집어가며
노릇노릇 지져대기가 무섭게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아줌마 부대가 모여서......
사람의 입의 숫자가 많으면
먹는것이 무서웁구나.
얼마나 삶아대던지.....
이마의 땀을 닦아내기도 전에
또 주르르 흘러내린다.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한바탕 억세게 소나기 지나갔으면.....
바람은 어디서 낮잠을 자고 있는것일까.
부쳐도,부쳐도 줄지 않은 반죽,
손큰 아줌마 덕에 싸우나 실컷 하고선
이제 두손 들었다.
밖으로 뛰쳐나와
잠자는 바람을 부른다,바람대신
하늘에서 비가 내려온다.
점 점 점.....
빛줄기 굵어지더니 이 내가슴 시원하게
더위를 내 쫒는다.
비가.....
비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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