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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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오른손으로 빰을 맞았으면 그 손을 어루만져주라.
성인 군자가 아닌다음에야, 이런 글을 읽어도
실천하기란 꽤나 어려운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이기에...
나역시도 요즘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많은것을 겪고 나니
모두들 내맘같지 않다는걸 깨달았다.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혹은 상대방의 편에 서서...
생각해주고 배려해주고 베풀어주었던 일들이
정말로 내 심장에 모두 화살이 되어 꽂힐줄은 몰랐다.
그래서 어리석고,착하게 살려고 하면 당한다고 하는 말들이
딱 맞는 말인것 같다.
호의를 베풀어주었던 모든일들이,
가진게 많아서,또는 여유가 있어서 그랬던것처럼
나를 이용하려 하는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여러번 맞다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도 어렵고 힘들었는데,
내게 부탁하는 상대방은 얼마나 더 나보다 힘겨웠을까..
그래서 거절 못하고 도와주고,베풀어주고,나누어주고 했는데,
그러면서도 절대로 그들에게 생색을 내거나
나중에 도움을 받거나 하고픈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뺨맞는 처지가 되어버렸으니....
정말로 슬픈 12월이었다.
이렇게 사람사는 세상이 달라져 가고 있는데,
나 혼자만 착한 탈을 쓰고 살아가려 하고 있었다니...
아무래도 앞서가는 요즘 사람들처럼 절대로 손해보지 않으려
하고,절대로 어리석은척 하지 않고,약싹 빠르게
남도 적당히 이용해먹고 이득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가까이 하지 않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과감하게 정리해버리는
그런 비 인간적인 삶을 살아볼까?
나역시 그리 착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착하게 살아보려 애쓰고 있는데...
거리를 걸으면서 내 어깨를 스치고 지니가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들과 마주치면서, 정말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03년의
안좋은 기억들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새 해를 맞이하고프다.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그들에게 그래도 내가 먼저 다가가
그들의 손을 어루만져주는 넓은 도량을 가져야겠다.
손해보고 잃어버린것이 많았다는것은 그래도
내가 나누어줄 무었인가가 있었다는것이 아닌가.
이 추운 겨울날 누군가 내게 달려와 내가 입은 외투라도
벗어 달라고 사정한다면 난 아무 거리낌없이
그에게 내 옷을 벗어줄 자세가 되어있는가...
내가 남을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로 남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또 깨달아보는 12월의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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