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사건 (1-2) 니 얼굴이 호박같이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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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잘 다스려야 건강하다고 하듯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정이 이성보다 앞선 판단을 하기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지간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구요.
극도로 치닫는 감정싸움이 아닌 다음에야 모두 시간이 흐르면
자동 사그라들게 마련이지요.
누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 하지 않아도,그냥 조금씩 풀리고 또
풀어야 하는 일이 부부싸움인것 같아요.
밤은 정말 빨리도 찾아오네요.
오늘도 너구리의 귀가가 자정은 넘어가나부다....열한시가 조금
넘어 아이들 잠든 모습을 뒤로하고
오즈의 맑은 햇살에서 사색을 하고 있는데 띠리리~~
"난데,잠깐 나와라"
"왜요?"
"나 맥주 한잔만 사주라" 원래 그런소리 안하거든요.
"요 앞에 쪼끼에 있을테니 맥주값 갖고 얼릉 나와"
하며 전화를 끊데요? 화장도 지우고 꾀제제한 얼굴인데...
거울을 보고 대충 머리를 메만지고는
정말 돈이 없나 싶어 지갑을 들고 호프집에 들어서니
벌써 시켜서 혼자 마시고 있더라구요.
"내가 말이야,술이 좀 취했거든? 이해해라"
평소 너구리 답지 않네요.
그런 소리도 다 할줄 알고....
"지난번에 내가 얼마나 열받었었는지 알어? 급한데 아무리 전활
해도 받지 않으니...화 안나게 생겼나구.."
"그래도 그렇지,나두 얼마나 황당했었는지 아냐구"
"내가 미안했어요" 먼저 맥주를 따르며 잔을 청하니
너구리도 씨익 웃으며 사과를 하데요."미안하다"며....
"지난번에 꾼돈 만원,그리고 맥주값...여기..."
"아니 돈 없다면서...내가 내도 되는데"
"아무렴 내가 빈지갑만 가지고 다니겠냐?"
어둠은 사정없이 집집마다 불을 끄게 하고 있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아부성 발언 한마디 했지요.
당신 정말로 멋있는 사람이라고.....
"아참!!차 트렁크에 선물 있어,그거 몽땅 너 줄께"
글쎄요,무슨 횡잰가 싶어 달려가 보니....
애호박이 잔뜩 있는거예요. "에게게, 이게 무슨 선물이라고..."
못말리는 우리 너구리....
"그거 누가 준건지 알어? 저~~기 옥산에 오광(?)사모님이 준거야"
"앞집에도 주고,윗집에도 주고, 아랫집에도 주고...
그래도 남으면 볶아먹고,지져먹고,두고두고 먹어라.
그래도 남으면 내일 요 아파트 입구에 가서 팔던지..
달밤에 자세히 보니 니 얼굴이 꼭 호박같이 생겼네?"하며 날 약올리잖아요?
옆구리 꼬집었죠.
손바닥으로 너구리 엉덩이 두둘겼죠.
내가 뭐라 그랬는지 아세요?
'그래 호박같은 아내 데리고 사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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