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나미

나 미

너구리네 지점 개소식...



	며칠전 우리의 너구리님께서 새로 옮긴 사무실 개소식을 했답니다.그런데 저더러 120여명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라는 거예요. 하늘이 노랗더군요. 제가 제일 못하는 일이 음식 만드는 일인데 말이예요. 거절을 차마 하지 못하고" 요즘은 잔치방에 모두 맞기지 않아요? "했더니 "누가 그거 모르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원하는 거지." 너구리도 제가 음식 못하는 것은 다 알고 있는지 솜씨 좋은 아줌마 물색해서 아주 맛잇게 준비를 해봐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저의 고민은 시작 되었답니다. 집안의 큰 일은 몇번 치뤄 보았지만 그때마다 모두 어머님께서 하셨기 때문에 어떤 메뉴를 얼만큼 어떻게 하는지 감이 안 잡히는 거예요. 다행히 음식 솜씨가 좋은 두 아줌마를 알고 있기에 그분들께 물어보았더니 모두 책임지고 도와 주겠다지 뭡니까? 우리의 너구리 아주 조목조목 고사 지낼때 필요한 물품 ,그리고 손님들이 먹을 음식 그날의 행사 일정을 프린터해서 같다 주는 거예요. "요대로만 준비해라 알았지?" 우와~~~~ 준비할게 무지 많았어요. 3일동안 준비하려면 발바닥에 도롱태를 달고 뛰어야 할 판이었어요. 그래도 큰 일을 많이 치뤄본 선배 아주머니께서 천천히 하나씩 맞추자는 거예요. 떡(시루떡,인절미, 절편)을 1말씩 맞추고, 돼지머리와고기를 맟추고 시장에 가서 필요한 재료들을 사고....술, 음료, 과일, 일회용 접시는 슈퍼에 맟추고, 음식도 직접 만들어 준다고 하길래 너무 미안해서 그러면 김치는 제가 담을께요. 했지만 그것도 자신이 없었어요. 김치 간을 잘 못맟추거든요. 여러 사람이 먹을건데 맛없어봐요 너구리 체면 구겨지잖아요. 생각끝에 김치는 어머니께 부탁을 했어요.배추김치, 나박김치. 김밥,어묵국, 두부김치, 야채 샐러드, 과일 등등... 보기엔 아주 쉽고 간단한 메뉴지만 김밥 120개 싸는 일이 결코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드디어 모든 준비 완료. 출근하면서 저더러 의상은 무얼 준비 했냐구 묻길래 가서 일하기 편한 복장으로... 하다가 디지게 혼나고,본사 사장님도 오시고 여러곳에서 중요한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정장을 하라는 거예요. 제가 여름 정장이 있어야지요.알아서 입고 오라고 하면서 나가데요, 진작 한벌 사 입을걸.. 옷에 그다지 신경을 안쓰고 살기 때문에 고민 고민 하다가 화사한 연두색 한복을 입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올리고 멋 쬐금 내고 모든 음식 준비하고 사무실로 갔어요. 전에 있던 사무실보다 훠씬크고 ,밝고,깨끗했어요, 우리의 너구리 놀라데요.신경쓰고 왔다고, 어느 잔치방에서 왔냐고 다른 직원들도 너스레를 떨고.. 구색 맟추어 음식을 내어 놓으니 모두들 맛있다고 칭찬을 하더군요. 덕분에 제가 그날의 스타가 되었죠. 다른 직원 부인들은 평상 복장인데 저만 튀었나봐요. 본사 사장님께서 직접 악수를 하시며 어느직원 부인이시냐고 묻더군요.. 음식도 참 맛나다고 누가 준비 했냐고 칭찬을 하시더래요. 우리의 너구리 기가 살아 방방 뜨고 술도 얼근하게 취하고,나를 붙들고 고맙다고,내가 그동안 살면서 구박했던거 다 미안 하다고,하면서 제 손을 꼭 잡더군요. 무사히 행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데 음식이 많이 남았어요. 버리게 되는 음식도 많았고,한번 쓰고 버리는 접시도 아까웠구요, 우리의 음식문화 개선되어져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남은 음식은 나누워서 싸가지고 가고,젤로 수고해주신 아주마 두분께 음식과 술 음료 과일을 보내드리고 수고비도 주었더니 한사코 안받으시겠다는걸 억지로 떠맞기고 집으로 오는 발길이 피곤은 했지만 너구리를 위해서 참 큰일을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즐거웠어요. 근데.... 그 기분이 딱 하루 가데요. 다음날 저녁식사 시간에 꽁치조림이 너무짜서 구박을 받았어요. "음식에 간도 제대로 못 맟추니? 요리를 못하면 그 아줌마들한테가서 일주일 강습 받고와." 으이구...들어갈때 마음하고 나올때 마음하고 어찌 그리 다른지...그날은 예쁜 정장한벌 사줄것같은 마음이더니 나는 수고비 안주나?" 하니까,당연히 하는 일 생색내지 말래요. 그래도 그거 준비 하느라 밤잠 설쳐가며 허리 아파가며 신경쓰고 고생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