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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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이들과 비디오 가게에 갔다.
계속되는 무더위,열대야현상덕에 요즘 잠이 설쳐지고,
그래서 아이들과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영화라도 빌려보려고...
아이들은 저희들이 좋아하는 테잎 하나씩을 재빠르게 고르고,
내가 한참을 이것저것 기웃거리는데,
아이들이 엄마, 야한것 빌릴려고 그러지?
"어째 귀신같이 엄마 맘을 알까...?"
속으론 뜨끔 하면서 겉으론 "아니야~~~"
하면서도 눈길은 자꾸만 화끈한 제목(?)쪽으로,시원스레 벗은
그림쪽으로 발길도 따라가는 맘을 숨길 수가 없었다.
드디어 하나 쑥 뽑아,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자꾸만 보잔다.
"엄마, 우리 재워놓고 몰래 엄마 혼자 야한 영화 볼려고 그러지?"
"아빠한테 일르거다~~"
딸아이가 빌린거 한편 보고,아들아이가 빌린거 한편보고 나니
자정이 넘어가고...
드디어 아이들이 잠에 골아떨어지는데,
갑자기 졸음이 바람처럼 몰려온다.
"비디오 보고 자야 되는데..."
"노랑머리 2"
글쎄 보신분 있으신가 모르겠지만....
그거 틀어놓고 본지 몇분 안되서 나는 후회,또 후회...
지루하고,재미없고,내용도 그렇고....
암튼 하품나고,더욱 졸리게 만든 영화.
더워서 방문 열어놓고 주무시는 어머님 깨실까봐
소리도 죽이고,야한 장면 나오면 앞으로 빨리 돌리고...
그러면서도 끝까지 다 보고 잔 이유는 순전히 테잎 빌린
본전 생각 때문.....혼자 씁쓸하게 웃으본다.
흐흐흐흐....
아주 오래전 일이 생각이 났다.
스물 일곱살때였던가.
그때만해도 좀 어리숙해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하면 우스웠지만,
애마부인, 무릅과 무릅사이...야(?)한 영화는 이정도로밖에
모르던 시절. 극장도 제대로 가본적 없고,집에 비디오도
흔치 않았던 시절에..... 직장 후배와 함께 비디오 가게에
용기를 내서 들어가 "무릅과 무릅사이"란 영화 테잎을 빌렸다.
그때 당시엔 그것이 엄청 야한 영화로 소문나있었기에,설레고
부끄런 맘으로 얼굴 빨개져가며
빌리긴 빌렸는데 보는것이 문제.... 둘 다 집에 비디오 설치가
안되었던터라...그래서 생각해낸 장소가 오빠의 가게...
마침 쉬는 날이라 문 걸어 잠그고 등산을 가고 집에 없었다.
열쇠는 집에 두고 가니까,가게 문따는 일은 쉬웠다.
둘이 가게로 들어가 테잎을 넣고 아무리 돌려봐도 화면이 옆으로
비만 내릴뿐 보여지지가 않는거였다.
말소린 들리는데.....
"안되겠다,보긴 틀린것 같아,비디오 고장났나봐"
허탈하고,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우린 테잎을 다시 가게에
반납을 해야했다. 지금도 난 그 영화를 보진 못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혼수품으로 비디오비젼을 구입해서
남편이 출근을 한 사이 그때 그 후배가 놀러 왔다.
"언니 신혼 살림 죽인다~~나두 빨리 시집 가야지.
비디오도 있어 언니? 우리 야한 영화 빌려다 볼까?"
후배의 끼가 또 발동을 했는지....
결국 집앞에 비디오 가게에서 "뽕2 가 3가 "빌려와가지곤 틀었는데
나는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언니 이상하다. 왜 이렇게 느리게 나오지?"
그애나, 나나 도찐 개찐, 새로 산지 얼마 안되어서,그리고 한번도
조작을 해보질 않아서,나역시 건드릴줄 몰랐다.
이것저것 눌러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결국 후배는
말소리도 들리지 않는 느린 화면 동작을 장장 몇시간에 걸쳐
다 보고 돌아갔다.
다섯살짜리 내 친구 아들놈도 만질 줄 아는 기계도,
제대로 다룰 줄 몰라 서로 바라보면서 웃었던 기억....
별것도 아닌것에 호기심이 발동해 그걸 보면서도 부그러워
어쩔 줄 몰라하던 순진햇던 시절.
간간히 노출이 심한 장면이 나오면 "어마마~~"
실눈 뜨고서 쳐다보던 그때의 기억을 하니 요즘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과다노출,야한 장면에도
좀처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세월이 그만큼 많은것을 변화시켰고,
텔레비젼이나 영화속에서도 진한 애정표현이 스스럼없이
진행되고 있으니, 세월을 탔하랴, 사람을 탓하랴,
다음날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서 젤처음 날 보고
"엄마 어젯밤에 우리 자는 사이에 몰래 그 영화 봤지?"
하고 묻는다.
"그래 봣어"
"재밋었어? 야했지? 흐흐 우리 엄마도 변태.."
"이 놈드리? 하나도 안 야했어. 그리고 재미 하나두 없었어"
우리짱구 바로 말을 받아 하는 말
"재미가 없었다는건 바로 야한 장면이 별로 안 나왔다는거지?"
에구구......할 말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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