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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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라고 했는데, 마저 써야겠지?
여러날이 흐르다보니 기억이 이제 가물가물해지는거같애.
시,공을 초월하여 과거로의 여행을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서 야~~~~~~호를 외쳤을텐데.....
암튼 바닷가로 놀러나간 팀이 아파트로 다시돌아와
우린 점심거리를 간단히 챙겨가지고 속초시내를 벗어나
해변도로를 신나게 달렸어.
다리가 부실해(?) 산행을 포기한 노친네분(3명,50대)
,젊은 총각 운전기사,
감기걸려 못간 30대 주씨 아줌마,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명.
뽕짝메들리가 흘러나오고,열려진 차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자꾸만 머리칼을 간지럽히는거야.
언제 마주대해도 가슴벅찬 바닷가풍경이 하늘의 구름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내니 한폭의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한
10월의 가을이이렇게 멋지구나,하는걸 또다시 깨달을 수 있었어.
봉포해수욕장,천진해수욕장......
정말 많은 해수욕장이 밀집되어 있더군.
뜨거운 태양아래 개미군단처럼 우르르 몰려왔다,이제는 사라져
텅 비어버린 해수욕장의 모습은 한가롬 그 자체였지.
우린 통일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삼포해수욕장에 잠시 차를 멈추고 해변가로 걸어나갔어.
가을 햇살에 눈부신 모래사장,드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
파도의 일렁임..... 난 마치 어린 소녀가 된 기분이었지.
아주 오랫동안 바다를 바라보았어.
멀리서 파도가 밀려올때마다,파도는 칠면조처럼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내 앞에 다가오는 거야.
거대한 두마리의 용이 은빗 비늘을 반짝이면서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은 정말 잊을 수 없는 환상이었거든?
흑설탕처럼,금가루처럼 곱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으면서,간간히 마음은 대청봉으로 향하기도 했지만.....
또다시 차를 타고 통일전망대를 향해서 우린 신나게 달렸어.
한참을 달리는데, 갑자기 차를 세워보라는 어른들의 말에
잠시 의아해 했지만,바로 알게 되었어.
들깨단을 묶고 계시는 아저씨의 허락을 얻어,
들깻잎을 조금 따가자고 하시는 거야.
살림살이에 알뜰하신 어머니 같은 분들은,모든걸 예사로 지나치지
않으시다니.....
맘씨좋은 아저씨덕에 두어시간을 들깻잎파릴 땄어.
들깨향에 취해가면서.......
농사짓는 분들께도 잠시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해 주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힘들긴했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어,
막걸리라도 한잔 받아드리려했더니 한사코 사양하시길래
음료수 한잔,배 한조각 깍아드리니 더 미안해하시는
아저씨의 검게 그을린 얼굴을 뒤로하고
우린 다시 통일전망대로 향했어.
세번째 와보는 곳이라 처음 왔을때만큼의 진한 감동이
느껴지진 않았지만,여전히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전쟁의 잔해.....
가 있는 곳.
언제쯤 이 철조망이 사라지고, 해변가를 따라
끝없이 달려갈 수 있을런지.....
망원경으로 잠시 바라본 북쪽의 금강산 마지막 봉우리 낙타봉.....
여행을 하면 언젠가는 집에 돌아가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고,
두루두루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생기지.
산에 갔다 온 팀은 다리를 절룩일정도로 엄청난 고생을 했음에도
너무너무 좋았노라고, 단풍이 절정을 이루어 더욱 산이 아름다웠노라고,자랑을 자꾸 하니
우린 우리대로 질세라 바다 구경 실컷하고,통일전망대까지 갔다
왔노라고 큰소리 치고.....
벌써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이 찾아오고,얼큰한 김치찌게에 밥 한공기씩을 뚝딱 해치우고 나서는
모두들 지친몸을 이끌고 물좋은 곳에서 온천욕하고 가잔다.
오늘 안으론 집에가기 힘들겠다.....혼자 맘속으로 안달이
나지만 다른 분들은 모두 태평~~~~ 그래 이왕 늦은거,
머언 속초까지 와서 때빼고 광내고.......것도 좋겠지.
목욕을 하고 나니 갈증이 난다며
맥주 한잔씩??어떠냐고 제의를 하시는데....
술 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현기증이 나는것이
나는 아니 마실라요, (그 놈의 술땜에 대청봉엘 못간것이
한이 되었는데)
거의 아홉시가 다 되어 속초 시내를 빠져 나오고,
돌아오는 차안에선 모두들 피곤한지 의자에 온몸을 기댄채,
하나 둘씩 잠들고.... 아쉽고도,긴 여운이 남은
그런 여행이었던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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