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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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만복대 얼음 녹여낸
시린 물로 씻고 씻어
연 노오란 꽃입 만들었나
순하디 순한 섬진강물 버겹게 올라 온
꽃바람 도착했다고 온 동네 들썩 거리는데
봄바람은 좁쌀만한 입 노오란 물감들이기도 바쁘다
이십여수 꽃술들 미모자랑 세월 가는줄 모르는데
미쳐 푸른 빛깔 채우지 못한 다랑치 밭엔
보일 듯 말 듯 배시시 웃고 있는 산수유 부부
위안리 고로쇠 수액보다 더 시린
산수유가 피어 오른다
시속 이십 오 키로 미터로 달려 오던
꽃바람 쳐다보며
속살 깊은 산수유 배시시 웃고 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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