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문집 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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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에 부쳐
사랑하는 아이들아
너희들을 만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너희들도 새학년이 되어서 새선생님 새친구를 만나면 마음이 설레지?
선생님도 그렇단다.
선생님은 하루하루 아침에 출근 할 때 마다 마음이 설레여
오늘은 우리 아이들에게 해줄 것이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좀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가르칠 수는 없을까?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연구해서 가르치고 싶지만
때로는 능력이 부족하고 때로는 시간이 없어서 최선이 아닐 때도 많이 있었지.
전체를 보기 보다 개인을 보고 야단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칭찬보다는 야단이 싶고, 개인보다는 전체를 보기가 쉬워서
돌아서면 후회스러운 점도 많이 있었다.
무엇인가 즉흥적으로 하기 보다 계획을 세워서 그 의미를 실어서 하고 싶었다.
우리 스스로 약속을 정해서 자율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하고 싶었고 식목일 즈음에서 한 나무와의 대화, '나무를 심은 사람' 이라는 영화 감상, 6.25 때 한 통일 말판대회 ,비오는 여름날 맨발로 운동장에서 놀기, 한글날 한 한글이름짓기 , 한강변을 달렸던 마라톤대회. 선생님이 기대한 만큼 그 의미 전달이 안되고 단지 흥미로 치우친 날도 있었지만 너희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면 그 몫을 다할 것 같다.
나팔꽃이 한송이 한송이 필때마다 한 이벤트. 교실문을 드르륵 열면 "선생님, 나팔꽃이 피었어요."하고 외치는 너희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나팔꽃처럼 환하게 웃는 너희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물론 너희야 공부시간 빼먹고 먹고 놀고 싶은 마음에서겠지만)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학예회 연습이다. 참 열심히 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공부보다 이런 활동이 너희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 때문. 발표하는 순간보다 그 연습하는 과정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했다. 합창, 합주, 연극, 리본체조, 게그, 중창, 단소합주....생각하니 참 많이도 했다. 특히 연극하는 사람들 그 의상을 다 만들어 입었으니. 아마 오래도록 못잊을 거야.
사랑하는 아이들아
그래도 돌아서면 늘 아쉽고 부끄럽다.
선생님보다 속 깊고, 선생님보다 앞서 가는 너희들이니까
혹시 상처 준 일 있으면 전체를 보다 한치 앞을 못 본 어리석음이니 용서하고
늘 정직하고
하루하루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살며
너그럽고 착한 마음 가꾸어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나길 소망한다.
끝으로 문집을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해 졸작이 되었음을 용서하고 그래도 부족한대로 나누어 가지고 싶었다. 그냥 개구진 우리의 모습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지.
전부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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