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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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부간선도로가 끝이나고 성수대교로 넘어가는 모퉁이에 내가 다니기 시작한 몇년보다 더 오래 그사람이 있었는지 모른다.
일만원
장난감 자동차 25대
특수알루미늄
녹슬지않음
이란 간판을 나무마다 걸어 놓고 그사람은 늘 거기 자동차 배기가스에 얼굴이 매운 그곳에 늘 서 있다. 시선을 등지고. 조그만 간이의자라도 놓고 앉아 있지 않고. 오는 자동차 바라보지도 않고. 새카만 얼굴에 시골 장 이용원에서 깍음직한 더벅머리를 하고.난 한번도 자동차를 세우고 장난감 자동차를 사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하루에 몇개나 팔릴까? 오늘 저녁 먹을 거리는 있을까? 날이 흐리거나 비가 와서 그사람이 나와 있지 않으면 나무에 달려있는 전단이 황량해진다.
그러던 어느날 그장난감 하나를 사기로 했다. 그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크락션을 울리고 창문을 내리고 돈 만원을 내고 장나감 자동차세트를 받아 들었다. 쓸쓸한 얼굴에 웃음을 흘리며 몇번이고 절을 한다. 얼마가 남아서 오늘 저녁 국밥 한그릇 먹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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