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공갈새

공갈새

자유란 일종의 보이지 않는 그물아닐까?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잠을 기다리는게 아닌모양이다.어쩌다 누군가의 머리를 밝고 지나가는 것 만큼 아찔하다. 간신히 새벽녘에야 잠들어서는 아직 깨어나지도 않은 머리를 들고다닌다. 커피를 너무 많이 섭취한 탓이려니해도 그건 아닌것 같고... 서로 부대낀다는건 분명 피곤한 일인데 ... 낡은 사진첩을 꺼내서는 그게 소중한 무언가라도 되는양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본다. 고정된 풍경뒤에는 늘 따뜻함이 묻어나온다.그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듯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시 그런 얘기를 하게 되나보다. 윤동주의 별헤는 밤은 내게는 지독한 시였다고 기억된다. 어찌나 지독했는지 그 시를 기억해내고 되새김질을 할때마다 몸살을 앓는듯 눈물이 나오는 통에 어쩌다 버스에서라두 기억이 재생되는 날이면 그 기억을 덧쒸울 다른 기억을 꺼집어 내느라 무진 애를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기억이 어렴풋하지만,[길]이라는 시또한 나를 많이도 들쑤셨던 기억. 나중에 그 시를 찿아봐야겠다.행여 누군가 그 시를 올려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기대도 조금은 생긴다. 첫 구절이...음..나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그리고.. 영 떠오르지가 않는군.부디 누군가 알고 있다면 그 시를 올려주시기를... 아니면 내가 찿아서라도 한번 올리고 싶네. 끝날 것 같지않던 그 기억이라는게 시간이라는 강에 빠지니 녹이 쓸긴쓸더라구. 늘 모질지 않게 살려했는데,돌아다 보면 늘상 이 모양이더라구. 어쩌다 돈이라고 하는 것에 욕심을 두다보니 다른 이들에게 모진 말도 하고,거짓말도 하게되니..참 지나보면 자신의 상처를 생채기내는 것을 몰랐던거야. 조금 자주 나의 그림자를 쳐다볼 여유가 지금이라도 필요할 것 같더라구. ....... 난 지금 소를 찍은 사진을 보고있다.그냥 시골에 살법한 누렁이 말이야. 예전에 친구들과 노러를 갔다가 목장을 지나친 적이 있지.그곳에서 나에게 다가온 소 한마리가 있었지. 난 그냥 [야!소야!이리 좀 와봐!]이렇게 외친 것 뿐인데 내 말귀라도 알아먹었는지 내 앞에까지 와 버렸다구. 참 기이한 경험이였지.통나무로 가로막혀 더 가까이 오지는 않았지만,최대한 그 소는 내게 다가 온거였어.그 소를 한참 쓰다듬어 주었는데 그 소가 나를 바라다보는 눈빛이 왜그리 슬퍼게 보였는지...주먹만한 새카만 눈이 멀거니 보는통에 나조차 울뻔했지. [소야.너 전생에 나의 조상이라도 되냐? 왜그렇게 보냐?] 여전히 내 얼굴만 보는거야.[그래.기념으로 너하구 사진 하나 찍어야겠다] 소의 머리를 쓰다듬는 포즈.소와 맞대고 있는 포즈. 이렇게해서 그 소는 나의 사진첩에 남았다. 지금봐도 그 눈은 울고 있는듯이나 슬퍼게만 보인다. 나중에라도 나이가 많이 먹으면 소나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었다. 아직은 나역시 나이가 많지 않으니 그건 할수 있을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 비가왔고,마당에는 빗물이 고였다.그 물 웅덩이로 보는 하늘이 몹시 흐렸다. 또다시 볕이 들고 엷은 미풍이 불겠지. 계절중에 가장 자살하기 좋은 계절이 봄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실제로 통계상으로도 봄이 제일 많다고 하더군. 후후...십년이 지났던 그때의 자살 미수사건이 떠오르는군. 난 가을이였는데. 쇠락의 계절..음.. 양치기가 양떼를 어디론가 몰고가듯이 어떠한 생각을 끌고가다보면 그게 행동으로 변화가 되지.이게 양적 팽창에서 질적인 변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행동에는 동기가 있고, 그 동기는 잠복되어 있다가 점차 커지고 어느순간, 삶의 배경이 맞아떨어지는 날이 생기지.그런 날이 사건이 터지는거지. 잠복기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참 무던히도 길었다고 볼수도 있지. 대략 5년정도... 그런데 다행히 죽지 않았지.죽음의 어두운 기운이 몸속을 통과하는 편안함?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이 철없는 시기는 지났으리라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행여나 이런 생각가지신 분은 나를 찿으시기를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 경험자로써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으니... ................. 9월이였지.아마.그대부터 수면제를 모으기 시작했을꺼야. 한달동안 모은 알약은 500알 가까이 되었지. 자살이란게 누구나 삶의 도피라고 비겁한 자식이라고 욕을 할 것이다. 어떤이는 측은한 마음에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하고 혀를 찰수도 있을것이다. 문제는 그들에게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 사람들의 얘기라는거지. ... 가슴에 숨어있는 말들이 너무 쌓이면 숨이 막혀서 죽는다구. 가끔 청소도 하고 그 청소를 도와줄 누군가도 있어야 한다구. 숨이 막힐때까지 청소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고, 청소하라고 외치지 않은 주위사람도 일말의 책임은 있지. 그게 자의든 타의든, 결과적으로는 청소를 도와줄 누군가가 없었다는거지. 당연히 자신이 쌓은 높은 벽때문에 선뜻다가설 이도 없었겠지. 누군가 그랬지.인간은 인간을 평가할수 있는 권리가 없다라구. 오직 신만이 한다구... 근데,안 그렇더라구.인간이 신이 되어서 그 권리를 자체적으로 만든거지. 어휴...너무 멀리까지 와 버린것 같군. 흥분은 금물이라구.... 이 얘기는 나중에 해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