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BA PA TI 가 끝나는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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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끝난 오후...
그 거리에서 차마 그녀가 눈에 밟혀 굽어진 골목길
편의점에서 소주 두병을 싸서 가방에다 쑤셔넣고
다시 돌아서서 그 자리로 가본다.
살면서 흘릴 눈물이 얼마인지는 난 알지 못한다.
허나...내 사랑은 고작 노래방 가사에나 나올 얘기로
가득차고 그 설움에 왈칵 눈물 쏟구치는 것이였다.
얼굴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은 칼날을 세운듯
살 깊이 그어대듯 따갑다.
겨울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이 겨울동안 얼만큼 내안의 바람벽에 눌어붙은 그을음을
닦아낼수 있을까?
더이상은 자만에 빠지지 못한다.
얼만큼을 더 잃어야 나를 버릴수 있을까?
이제야 세상이 조금 가깝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픈 일이란 다름아닌 아픔을 예감하고서도
그 아픔을 두말없이 따라 나서는 일인 것이다.
그리고...아프지 않으리라는 희망을 기약하는 일임을...
역광장 구석 벤치에서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함이 멈추고
마른 바람이 플라타너스 나무의 가지사이를 지나는 소리만
무성하게 떠돌고 있었다.
난 아무데도 뗘나지 못하고 차가운 소주만 식도벽을 타고 흐른다.
아무것도 새삼스럽지도... 실감나지도 않았다. 몇 번을 연거푸
들이켜도 가슴은 데워지지 않고 있었다.
축제가 끝난 지금 사람들이 떠나가고 그녀와의 뜨거운 사랑도
흔적없이 사라졌다. 남은 것은 [나]라고 규정된 [나]가 [나]를
딱한 눈으로 내려다 보는 것이다.
이제 텅 비어버린 거리에서 아주 잠시 그녀와의 거리를 재어보고
그녀를 가끔씩 추억할수 있는 일만이 허락된 것이다.
불모지에서의 사랑은 아무것도 잉태시키지 못한다.
그렇다. 알고 있었다. 지난 꿈의 기록처럼 머릿속에는 남아있었다.
어떤 겨울밤보다 오늘은 차고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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