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사랑은 분실할지도 모르는 무형의 물건이였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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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는 나에게로 오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지나면 이곳에 얼굴을 보일 것이다.
그는 늘 깊은 상심의 눈빛으로
나의 허전한 가슴으로 들어차는 것이다.
그의 가슴이 뜨거웁다라는 사실...
그의 가슴에 안겨본 여자는 알 것이다.
그의 그늘이 만들어내는 그런 서늘함을 난 사랑하는 것이다.
기다림은 시나브로 추억처럼 채곡채곡 쌓인다.
모든 쉴곳을 잃은 새들은 그의 쉼터에서 안식하고
편안한 잠속으로 빠져든다.
[미안하다...좀 늦었구나....]
그가 말한다. 젖은 음성이 잔잔한 수면을 간지럽히듯
나의 잠긴 의식을 깨운다.
[아니예요...괜찮아요....]
나의 겨울은 더 이상 잃어버린 조개를 잡는 몽상으로
흐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그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게 한다.
목덜미로 한차례 골목바람이 지나치고 온 몸이 부르륵 떨렸다.
[춥지...어디로든 들어가자....손도 얼었구나....]
헨리 멘시니의 해바라기의 메인테마가
카페의 입구에서부터 발걸음을 당기고 있었다.
LOSS OF LOVE.....
내게 사랑은 분실할지도 모르는 불안한 존재였다.
그건 어쩌면 ...어쩌면 엄마가 쉽게 내어준 아버지라는
존재가 주는 부재감인지도 모른다.
그 기억에는 아버지라는 사람은 없었다.
한때는 누구보다 엄마를 사랑해주던 아버지가
어느날 다른 여자의 품으로 훌쩍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이 내게는 적어도
먼 나라의 조작된 사랑의 음모라고 믿고 싶었다.
돌아올것이라는 ...분명 돌아와야 한다는 것에....
다시 어느 날의 저녁 밥상에는 퇴근을 하고 온 아버지가
그 자리에 있을것만 같았다.
그건 다만 내 유년 시절의 유치한 발상이였다.
나중에 내가 담배를 배울무렵 그때서야
사랑또한 분실할수도 있는 무형의 물건이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니?....]
그가 멀뚱하게 건너다본다.
[아...아무것도...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가 내 앞에 마주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내게 위안이 되어 주는지를...
그는 다리를 외로 꼰 자세로 창밖으로 시선을 주고 있었다.
여전히 창 너머의 모진 바람은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고 있었다.
희미한 웃음이 스미는 눈물에 살짝 젖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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