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꿈들도 내일이 오겠지...(3)
|
| |
|
|
| |
| |
| |
2)
그는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눈빛으로 돌아서서 간다.
난 알고 있었다. 그에게 숨어있는 모멸감이 어느사이
내안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건 또아리를 튼 살모사의
날름거리는 혓바닥처럼 나를 삼키려 든다.
볕이 드는 창으로 희망의 그림자가 잠깐 스쳤던가...
여전히 꿈속에서는 호흡이 멎은 나의 심장을 느낀다.
사각의 벽이 사방에서 조여온다. 그 벽에 그려진 나의 풍경들이
어느새 나의 목을 조여오는 것이다.
허공에는 어둠이 떠있고, 그 사이에 둥그런 달이 사각으로
잘려진 모양으로 푸르스름한 빛을 발한다.
내 발치가지 벽은 다가와 있고 어느 순간에는 내 몸이 부서지고
그 안에 허연 짐승의 뼛조각처럼 모여있을 것이다.
죽음을 목도하는 그 순간 눈을 뜬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고 늙은 개처럼 허덕이는 내가 시들어 가는
햇볕의 마지막 기운을 받으려는 듯 누워있다.
그는 어디에 있을까?
순간 고막 속으로 온갖 잡다한 오후의 소음이 쏟아져 들어온다.
여전히 세상은 태엽감은 추시계마냥 움직이는 것이다.
이제 그 시계를 멈추고 싶다고 외친다.
아! 눈을 감는다.
...........................................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중에서
남아있지 않다.
그는 나에게 와서 돌아서서 다시 어디론가 떠난다.
남편이라고 불리우는 "그"
그는 이 혼돈에서 도망가려 한다. 그리고, 등을 돌리고야 만다.
그는 나에게서 잋혀져 가는 존재로 고정되어 간다.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