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하는 아침의 풍경사이의 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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챨칵
[1]
어느 날이였지.
어느 날들과도 다르지 않은 그런 어느 날.
난 자명종 소리에 잠이 깨고,구겨진 머리칼을 한번 쓸어올리고,
양치질을 했지.오래된 칫솔에 치약을 듬뿍 짜서 치솔에 뭍히고서
아무렇지 않게 거울속의 나를 본거야.
어색함.잠시동안 가만히 그렇게 서서 바라보고 있었지.
갑자기 나를 둘러싼 침묵들이 어색해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어.
모든 아침의 침묵은 정상이였고,뒷집의 아줌마의 아이들을
깨우는 고함소리도 여느때와 다르지 않았지.
그러한 소음들 사이의 틈을 느낀것은 그때가 처음이였어.
나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실이 어쩌면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아늑함
나자신이 보는 풍경사이에 아주 미세한 파장이 들리는가 싶더니
급기야 그 미세함은 점차 확장되어가고 있었지,
매일 아침의 양치질하는 나자신이 그런 풍경들이 어색해지는거야.
나자신이라는 존재가 어떤 독립된 자아의 의지로 살아가지 않는다는
그런 막연함이 순간 양치질을 멈추게 한거야.
내면의 근엄한 목소리가 들려왔지.
[양치질을 멈추어라!] 이렇게...조금더 톤을 낯추고..그래.
그건 마치 내안의 신적인 존재가 숨어서 외치는듯 거부할수조차 없더군.
모든 영화의 시나리오가 내동댕이쳐지고,감독도 사라지고,
조명도 꺼졌지.
암전....
머릿속에서 어떠한 전기가 방전되는 기분이였어.
그건 마치 정전기가 생긴 외투에 먼지가 달라붙는 것처럼
기억의 소립자들이 머릿속에 마구 달라붙는듯 했어.
난 간신히 주방의 식탁에 올라가서 가만히 그런 현상이
잠잠해지길 기다렸지. 태풍이 그치기를 기다리듯이 말이야.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어.
머릿속의 바다는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왔지만,
어제와는 분명 다른 나를 발견한거야.
그걸 발견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원래의 자리로는
돌아가지 않음을 직감했지.
뭐랄까? 난 시나리오를 잃어버린 그런 단역배우라는 생각이들더군.
그 있잖아.엑스트라로 나오는 [행인5] 정도 쯤 될거야.
물론,아무 대사도 없는 단역배우가 시아리오를 잃어버린다고
달라지는건 없는데도 말이야.
소속감이란게 있잖아.난 현실에 소속되어 있다라는 그런 기분.
그런게 사라진거지.조연들의 주변에서 지나가는 [행인5]...
그리고,끝나버리는거지.
살아간다는건 아무런 감흥도 없고,고작 매일 양치질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하루가 너무 비슷해서 어제와 오늘이 혼돈이 되지.
달력이 없더라면 그 하루는 영원히 멈춰있을것만 같아.
술에 취하고,들리지도 않을 삶의 투정을 주절거리고,,,
그렇게 몇일이 지나가고 있더군.
방문을 열고 쓰러지듯 드러누워서 천정을 마주하고서
그 날은 머릿속 필름이 끊겼지.
챠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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