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의 풍경을 그리는 그녀의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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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얘기가 될것이다.
오래된 기억의 밑바닥에는 세월의 검은 그림자가
가라앉아 있다.파도가 밀려오고 시간이 파도처럼 부서지던 그런 날들이
있었다.아무 할일도 없는 이러한 날에는 어김없이 기억이 재생되어서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그녀는 여전히 존재한다.그녀는 나의 머릿속에서 계절을 보내고,
나의 나이만큼 나이를 먹고,나의 그리움만큼 아쉬움을 다듬어 나간다.
그래.
삶은 여전히 궤도를 돌며 거친 숨소리를 낸다.
그녀는 그 공원벤치에 앉아있다.
그때는 가을이 거짓말처럼 발아래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한차례 바람이 그녀의 책장을 넘길때 주위의 마른 잎들은 그 무게만큼
스르륵 하며 날리고 있었다.하얀색벤취의 그녀는 노란 티셔츠의
반바지차림으로 조용히 앉아 그녀의 가을을 완성하고 있었다.
사라지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을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도 모른채 사라져 가고 있었다.
막이 내리고 암전이 되어버린 무대처럼...
내가 노란색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유에는
그 상큼한 생기있는 색의 이면의
어떤 슬픔이 베여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개인적인 상상력의
소산일뿐이다.비내리는 날의 노란우산의 우울함처럼.
난 낡은 중고자전거를 타고 날마다 그 공원을 한바퀴씩 돌곤했다.
아주 작은 공원이였다.망우공원.입구에는 총으로 인형을 쏘아 떨어뜨리는
가판대가 늘어서있고 작은 바이킹이 흔들거리는...
계단을 올라 관리소를 지나면 구석진 자리가 하나 있다.
늘 밤이 오거나 하면 맥주캔을 사들고 그 벤치에 앉아
맥주를 마셔대곤 했던 나의 자리가 있었다.
어느날에 그 자리는 그녀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난 그곳을 지나쳐 아무렇지 않게 돌아섰고,한참만에 난 생각을 가다듬었다.
다시 자전거를 돌려 그녀의 앞으로 가서 자전거를 세우고는
그녀앞으로 가서는 그녀에게 말한다.
"죄송하지만 ...이 자리는 제가 계속 애용하던 자립니다"
그제서야 그녀는 고정된 마네킹이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마냥
고개를 들어본다."그래서요?"그리고 이렇게 말해버렸다.그녀는
어떻게 대담을 해야할지 머뭇거리는 사이 이미 난 그녀의
어떤 풍경에 쓸려간다는 아찔함이 느껴졌다.
"아니...그게 아니고요...아..아닙니다.수고하세요.."
이런 말을 흘리고 서둘러 자전거를 몰고 공원을 내려왔다.
그리고 푸하하 웃음이 수도꼭지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 대목에서 왜 수고하세요라는 말이 나왔을까..
스스로 생각해봐도 적당한 말이 아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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