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 페르세우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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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또 보네요.."
소녀는 고개를 살며시 숙이고 인사를 한다.
소녀는 다름아닌 다희였다.
서빈은 다희 옆으로 가 앉는다.
"저 누군지 알죠?"
다희는 고래를 끄덕인다.
"제가 알기로는 여기 한번도 안 왔던거 같은데.. 오늘 여기 처음 나온거죠? 그렇죠?"
다희는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며 고래를 젓는다.
"아니예요? 아~ 그럼 아침 말구 오후에 왔었었군요.."
다희는 맞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렇구나. 여긴 높아서 사람들이 잘 안와요.. 참 우리 같은 옆집에 사는데 서로 소개, 늦었지만 해요.."
다희는 서빈의 눈을 빤히 바라본다.
"전 K대 천문우주과학과 2학년 하서빈이예요..그쪽 옆집에 살구 있구요..하하."
다희는 알았다는 듯 끄덕이다, 자신이 말해야 함을 알고 머뭇거린다.
"저 수화 조금 할줄 알아요..괜찮아요..말해봐요.."
서빈은 다희를 보며 수화로 얘기를 한다. 다희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수화를 하며 미소짓는 서빈을 보고는 자신을 소개한다.
[전 H대 서양미술학과 2학년 김다희예요..]
"아~ 미술..어쩐지 참..근데 우리 친구네요..같은 2학년이구..우리 말 놓구 친구하는거 어때요.."
[좋아요]
"그럼 친구된 기념으로 악수한번 할까?"
다희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너 웃는거 처음 보는데 웃는 모습 예쁘다.."
서빈의 칭찬에 금방 다희의 얼굴이 붉어졌다.
'참 이상하네..'
서빈은 자꾸 이상하게 다희가 왠지 예전부터 알던 사이인 듯 편안했다. 대화도 수화를 통해서 해야하는 편한 상대는 아닌데도 서빈은 다희가 참 편안하다고 느꼈다.
"안 내려갈거니?"
[응..이제 가야지]
"저기..난 자전거 타고 왔거든..태워줄테니까 같이 가자.."
[아니..괜찮은데..]
"아..난 자전거 잘타..사람 태우고도 잘타..그러니까 가자..알았지?"
다희는 못 이긴척 고개를 끄덕인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다희는 서빈의 옷자락을 가만히 쥐고 있었다.
그리고...
이따금 서빈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 서빈의 등이 참 크고 높아보였다. 그녀 마음의 웅어리들을 덮어 줄수 있을 만큼..
[고마워..태워줘서..재밌다..]
다희는 웃음을 보였다.
"고맙긴..그럼 다음에 또 보자..잘가.."
[응..너두 잘가..]
'이게 어떻게 된거야..그와 말했어. 친구가 됐어.'
다희는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수화도 잘 읽어내는 그가 이젠 정말 맘에 들기 시작했다.
정말 깨끗한 느낌이야..이런 느낌은..'
서빈은 상쾌하게 느껴지는 소녀에 대한 마음에 미소를 짓는다.
"서빈아, 너 오늘 나갈거니?"
"네..레포트 때문에요.."
"그거 오늘 꼭 해야돼니? 미리좀 해놓지..녀석.."
"엄마, 오늘 왜요..무슨 일인데요.."
"너 오늘 엄마 운전기사좀 시키려구 했다..이녀석아"
"하하..엄마두 참..죄송해요.."
"할머니좀 뵙고 모레 올테니까 집 잘 지키고 있어.."
"네! 잘 알겠습니다.!!"
"녀석.."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
"서빈이? 나 재욱이야.."
"어.."
"1시에 내가 갈께.."
"그래..이따 보자.."
"O.K!"
서빈은 재욱을 기다리는 동안, 할일을 찾다가 잊고 있던 멋진일을 기억해낸듯이 얼굴이 환해진다. 컴퓨터 앞에 앉은 서빈은 대화방에 들어갔다. '소녀' 아이디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동안 서빈은 멍하니 창밖을 본다. 건너편 옆집 창가에 붉은 화분이 보인다.
<편지가 있습니다.>
깜짝놀란 서빈은 편지를 본다.
-커다란 나무아래 그렇게 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한적한 숲.. 커다란 나무아래 이렇게 혼자 있었습니다.
-스무해가 가도록 매일같이 혼자였습니다.
-커다란 나무만이 나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오늘 나 아닌 다른 이가 그 커다란 나무아래 찾아왔습니다.
-그는 커다란 나무처럼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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