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 페르세우스 (17)
|
| |
|
|
| |
| |
| |
나뭇잎도 풀잎도 모두 향긋한 짙은 녹빛을 뿜어내는 계절..
다희와 친구들, 후배들은 작품전 준비로 너무나 바빴다.
넓은 강의실 하나를 비워두고는 청소하고, 미술관처럼 느껴지도록 꾸미기 시작했다.
다희에게 있어서 기대가 큰 작품전이다. 그 만큼 다희는 열심히였다.
그때 동기하나가 다희를 불렀다.
[왜?]
"응.. 과대가 이거 너 전해주래."
친구가 내미는 손에는 초대권 다섯 장이 있었다.
"초대권 3학년부터 있는 특권이잖아. 너 2학년이지만, 휴학해서 그런거고, 또 작품전 준비 열심히 한다고 애들이 너도 주자고... 그랬었거든."
다희는 너무 기뻤다.
[고마워! 정말]
"고맙긴.. 당연한거야."
다희는 미소를 지었다.
....
이제 준비도 다 되었고 내일 모레면 작품전이 시작된다.
'이건 아빠꺼! 또 언니꺼! 음...'
아빠랑 언니에게 초대권을 주고나니 3장이나 여유분이 있는데, 줄 사람이 없었다.
'누구주지?'
그때 언니가 왔다.
"다희야, 뭐해?"
[언니! 마침 잘 왔어. 초대권!]
"응? 와~ 나도 초대권 주는거야? 고맙다.."
[그런데, 초대권이 아빠 드리고나면 3장이나 남아. 참! 언니 애인 있지? 그 아저씨도 주면 되겠다.]
"응? 하하.. 그래.. 고마워.."
[그래도 2장이 남네..]
"다희야, 그거 재욱이랑 서빈이 주면 안될까?"
[응? 서빈이]
"재욱이는 오다가다 보긴 하는데.. 서빈이는 통 안보이더라."
[응.. 재욱이는 우리집에 놀러오고 그래.. 그런데, 서빈이는 아직..]
"야, 거 남자가 너무 속 좁은거 아니니?"
[언니..]
"아.. 알았어."
[이건 재욱이 주고.. 그래. 뭐.. 서빈이 주자. 이참에 화해도 할겸.]
"너 서빈이 정말 좋아하는구나."
[언니는...]
"넌 무슨 그림 냈어? 보여주지도 않고.. 너 날 선생으로 보긴 보는거니?"
[어.. 미안해. 언니.. 하지만, 이번 그림, 나 굉장히 열심히 그렸어. 스스로 만족해.]
"그래? 알았어. 별로기만 해봐. 꽃다발.. 그냥 가져간다!"
이선생과 다희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 ...
"다희야!"
재욱이 찾아왔다.
"너의 아빠가 전화하셔서.."
[줄게 있어서..]
"응? 뭐라구?"
수화를 못하는 재욱이는 언제나 다희의 제스쳐, 정 안되면 종이에 글을 써서 대화를 하곤 했다.
다희는 주머니에서 초대권을 꺼내 재욱에게 주었다.
"어! 이건.. 야~ 너 작품전 하는구나."
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꼭 갈께... 저기.. 다희야, 그런데.. 서빈이는.."
다희는 하얀 쪽지와 초대권을 들어 보였다.
"아.. 역시! 그래.. 내가 전해줄까?"
다희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다희와 헤어진 재욱은 곧장 서빈이를 만나러 간다.
'학교에 있다구 했었지?'
재욱은 강의실마다 서빈을 찾아 다녔다.
한 강의실을 둘러보고 나가려다 재욱은 뒤돌아 창가 한쪽에 시선을 멈췄다.
책상에 엎드려 파란 캡모자를 눌러쓴 사람..
이어폰을 꽂은 채 자고 있는건지.. 모자의 그림자에 가려 눈을 볼수 없었다.
하지만, 재욱이 찾던 서빈이임은 확실했다.
재욱은 서빈이를 깨우려 등을 치려다 픽-- 웃고는 쪽지와 초대권을 책상위에 두고 나왔다.
잠시 후, 서빈은 일어나다가 무언가 '툭!' 떨어지는 소리에 아래를 보았다.
책상위에 초대권이 놓여 있었고, 바닥에는 하얀 쪽지가 떨어져 있었다.
"이게 뭐야?"
서빈은 쪽지를 펴보았다.
<서빈아, 안녕?
잘 지내지? 나두 잘 지내.. 바쁘게 지내니? 옆집에 사는데 요새는 통 널 볼수 없더라. 이쪽지를 받으면서도 아직 그때의 화나는 마음 든다면.. 이거 무시해도 돼. 내가 할말은 없으니까.. 하지만, 서빈아..난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예전처럼..
혹시 기억나? 채팅할 때, 내가 봄에 작품전 있다구.. 너 초대하고 싶어.
이번 작품전이 끝나면 다신 널 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꼭 와줬으면 좋겠어.
다희가>
서빈은 초대권을 들어 날짜를 보았다.
내일부터 3일간이었다.
"다희..."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