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 페르세우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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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후 재욱이 찾아왔다. 서빈과 재욱은 공원길을 오르며 얘기를 했다.
"서빈아.."
"응?"
"넌 사랑이란거 뭐라고 생각해?"
"사랑? 너 오늘 왜그래...."
"야..내가 진지할땐 너도 좀 진지해져야 하지 않겠냐.."
"치..짜식... 알았어.."
"내가 영화같은 그런 러브 스토리는 아직 없지만 말야. 사랑이란거.. 그 사람 뒤에서 자신을 감추고 조용히 지켜보는거..그리고, 사랑은 그 사람의 아픔까지 이해할 수 있는 바다가 되는거..그런거다."
"... ...?"
"사랑이라고 하는 마음에는 현실적인 그 어느 조건도 장애가 되지 않아. 그저 그 순수한 마음하나로 행복을 느낄 뿐이야. 응?... 아~~~~ 그런데 현실은 그 마음 주변조건에 더 신경써서 탈이지.."
"재욱아..너 무슨.."
재욱은 서빈을 보고 씨-익 웃더니,
"야! 언덕에 있는 소나무까지..어때?"
"뭐?"
"그럼..간다!!"
재욱은 언덕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서빈도 엉겁결에 재욱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먼저 소나무에 도착한 재욱..그 뒤로 서빈이 따라왔다.
"허-----억..헉..."
"휴..헉.... 야.. 이재욱..너....휴..."
서빈과 재욱은 벤치에 앉아 숨을 돌렸다. 조용한 침묵을 깨고 재욱이 말했다.
"서빈아.."
"왜?"
"너 다희 어떠냐?"
"뭐?"
"괜히 시치미 떼지 말고..다희 어때?"
"왜? 맘에 들었냐?"
"아~~~ 자식! 나 말고 너 임마.."
"하하.. 음..글쎄..참 편안해. 그리구, 우리랑 조금 달라서일까..순수하고..뭐..그래..됐냐?"
"그럼 소녀는?"
"응? 소녀?"
"그래. 둘 비교해봐."
"아...야.. 둘은 다르지. 당연히.."
"뭐가 달라?"
"아~ 맞아. 둘다 그림을 하는 건 같아. 근데.... 야! 이재욱.."
서빈은 얘기를 하다 갑자기 표정이 바뀌더니 재욱을 바라본다.
"너 뭐 알고 이러는거지?"
"... ..."
"뭐야!"
"응? 아~ 자식! 눈치는 빨라서.."
"뭐야.. 빨리 말해.
"저기..그 누나가 말한 동생..예쁘고 착하다고 말한 동생.."
"?"
"그 소녀님이 말야.. 다희...야."
"뭐? 뭐라구?"
"다희가 ..그 소녀님..이야.. 누나한테 다시 갔었거든..누나가 말해줬어."
"... ..."
서빈은 재욱의 눈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동안 알고 친하게, 그리고 마음 편하게 솔직할수 있던 다희..
소녀님에 관한 고민도 너무 잘 들어주던 다희..
그런데 사실은 다희가 소녀..
너무 어이가 없었다.
"가자!"
서빈은 벌떡 일어서더니 집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야! 서빈아.. 놀래기는 했겠지만, 우리..아니, 너 다희 이해할 수 있잖아."
"후~~~~ 몰라..그냥... 그냥..화가나.."
서빈은 그 동안, 다희를 보며 정말 솔직했었다. 참 좋은 친구라고 믿었고 자기만의 수호천사라고 느낄 정도로 서빈은 다희에게 마음을 의지하고 있었다. 자신을 받아주는 다희는 늘 따뜻한 봄 같았었다. 그런데, 다희는 그러지 못했다는거... 그게 화가 나는 이유...
그때쯤.. 다희는..
"미안해, 다희야.."
[괜찮아, 언니..]
"서빈이가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는데.."
[어차피 언젠가는 일어났을 일이야.]
다희는 꽤 침착해 보인다.
"언니가 좀 도와줄까?"
[아니야, 언니..이젠 나 괜찮아.]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희를 보던 이선생은 이내 기특해보이는 다희를 보며 따뜻한 미소를 짓는다.
[언니..나 말야.. 서빈이 만나면서 내 자신에 대해 깨달은게 많아.]
"?"
[나 혼자 못났구나.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다 나만 보는구나. 그러면서 스스로가 속좁게 생활했던거 같아. 동정하는 사람들..화가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동정해주길 바랬던건지도 몰라. 그런데, 서빈이 만나면서 사람을 만나는 두려움도 없어지고, 나약했던 나를 보게됐어. 나 정말 나약하기 짝이 없었더라..언니랑, 아빠 없었다면 나 제대로 살수 없었을거야. 언니랑 아빠가 한없이 바보같기만 한 나 모두 받아주었던거 그거 쉬운거 아니란거 알았어. 언니..]
"응?"
"나 복학 .. 할거야."
"뭐?"
다희는 이선생을 보며 미소를 보였다.
[그리구, 서빈이는..내가 자초한 일이니까 내가 해결할거야. 이제는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두려움... 없어.."
"다희야.."
이선생은 다희의 손을 잡았다.
"이리와봐. 한번 안아보자."
그리고, 다희를 꼭 안아주었다.
이선생이 돌아가고, 다희는 이선생이 놓고간 서빈이의 카드를 펴 보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항상 통신을 통해 얘기하다가 이렇게 펜으로 직접 글을 쓰니까 느낌이 새롭다. 크리스마스에는 뭐할거야? 너무 많은 계획세워 하나도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고, 한가지 계획이라도 꼭 세워서 즐겁게 보내.
너의 소년..서빈이가
P.S 참 우리 이름은 서로 얘기 안했었지? 내 이름은 하서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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