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에 버려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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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차에서 내려서자 세상은 온통 노랗다. 끝없이 펼쳐진 쓰레기더미의 산. 공화국에서 추방된 더러운 쓰레기처럼 우리는 버림받았다. 쓰레기들의 들판에서 헤매는 오후,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하얀 운동화가 흙탕물에 젖고, 바짓가랑이 붉은 흙탕이 튀어 올랐다. 쓰레기들의 공동묘지, 쓰레기들의 천국, 쓰레기들의 공동체, 여기서는 모두가 하나가 된다. 쓰레기 같은 한탄, 쓰레기 같은 분노, 버려진 것들이 발목을 잡는다. 쓰레기들의 마을을 벗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저 불야성의 도시, 십자가 높이 걸린 성당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머리끝까지 온통 쓰레기들을 덮어쓰고,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멀고 먼 성당으로 가는 길. 쓰레기 같은 몰골로 겨우 기어 들어가는 곳이 성당이라니. 고해성사라도 하면 우리의 죄는 모두 사해질까. 쓰레기처럼 버려진 몸이 깨끗해질까.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그 크고 슬픈 눈을 올려다보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난지도에 버려진 적이 있다. 쓰레기가 되어, 쓰레기들의 들판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아무도 우리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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