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등심 - 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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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심
-칼의 노래
살 속에도,
저렇게 아름다운 무늬가 있다니,
하얀 기름이 퍼져 꽃으로 피어난다.
내 몸 속에서도 꽃이 피어날까.
꽃처럼 향기를 피우면서
그대에게 아름다운 말이 될까.
칼이 지나간 자리가 이름답다.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저렇게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다니.
난해한 무늬로,
속살에서 피어난 붉은 꽃.
입 속에서 녹으면,
아름다운 말이 되어 날아갈까.
사이사이 하얀 지방이 고루 퍼져
빠알간 꽃에 물을 뿌리는 것처럼,
구울 때는 먼저 녹아 스며든다.
꽃등심 한 조각 씹는 저녁
가슴 속 깊이 칼이 들어오면,
무수히 난해한 칼부림으로
그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인가.
*『칼의 노래』는 김훈의 소설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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