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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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교무실 앞 화단에 산당화 피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차례로 피더니
가지마다 빠알간 꽃망울들 촘촘히 달고
사이사이 가시를 숨긴 아가씨꽃
지난 겨울의 모진 추위에도
단 한번 꽃을 피우기 위해
망울로 준비해 온 봄이던가
가을에 맺힌 꽃눈들이
비로소 봄을 몰고 와
화사하게 명자꽃 망울망울 피네
명자꽃 한 송이도 저러하거늘
그 모진 겨울 추위만 탓하리
이불 속에서 보낸 세월이여.
그렇구나. 꽃이 핀다는 것이
그토록 큰 수고 뒤에야
봄이 오는 것 아닌가.
한 세상 다 헛되다 하나
헛된 것 하나도 없다는 것 때문에
또 종이 울린다. 수업에 들어가야 하네.
무심히 바라본 창밖에 산당화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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