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또 한 편 - 덕대산에 달이 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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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대산에 달이 뜨네
-김의헌님 마음
김종인
덕대산에 달이 뜨면,
황악 운수의 달을 예서도 보나니
사람의 마음을 바로 볼 때,
그 마음의 본성이 곧 달과 같네.
달은 세상의 모든 강물에 고루 다 비치니
계곡으로 흐르는 물, 오솔길섶의 달맞이꽃에서,
청미래 덩굴까지 달빛은 은은히 스며드네
덕대산 자락을 타고 스믈스믈 내려와
표고버섯 재배사를 한 바퀴 휘 돌아
흑화고의 하이얀 속살을 만들고
동그랗게 오므린 갓을 뚫고 나오니
표고는 전생에 달빛이었는지도 몰라
난황색 표면에 자르르 달빛이 흐르면,
신선하고 탄력 있게 자라 향미를 풍기며,
덕대산에 달이 떠오르네
사람의 마음을 바로 볼 때, 그대는,
마음의 본성이 달과 같으니, 나는,
떡갈나무의 풍도목인지도 몰라. 달이,
내 안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자실체가 된다면,
스스로를 부후시켜 그대를,
직지의 달처럼 떠오르게 할 수 있다면,
사랑아,
덕대산에 달이 떠오르는데,
사랑아,
달을 보지 아니하고 왜,
가리키는 손끝만 바라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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