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 현주
연화 3
고인 물 속에 잠겨 차마 말하지 못한,
그 어둠속의 그리움은
수면위로 내려앉는 빗물에 일렁이고
두려움에 떨던 애처로운 밤은
터뜨리지 못한 눈물속으로 스며든다
진주 영근 가슴으로
힘껏 목을 뽑아 올려다 본 하늘
그 하늘엔,
투명한 칼날 같은 사랑이
눈부신 햇살속으로 무지개되어 흘러간다
이 가을의 들머리에
보이지 않는 눈물의 꽃,
그 고운 얼굴은
내 가슴에 등불하나 켜 놓고
가을속으로 사라진다
(20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