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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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빨래를 했다.
엄마가 속옷과 면을 삶아 두었기에,
나는 동생 교복과 몇몇의 옷가지들과 삶은 것들을 대충 헹구기만하면 되었다.
손으로 대강 시쳐 빤 다음,
세탁기에 탈수를 하려고 넣었는데 작동이 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시도를 해 보았는데도 또 작동이 되지 않는거다.
이유인 즉, 빨래를 잘 풀어서 넣었어야 했는데,
뭐가 급했는지 그냥 둘둘 말아 옷들을 넣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탁기도 한꺼번에 둘둘 말린 옷들을 넣으면 움직이질 못하는데,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는 것이었다.
요즘 난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하거나,
아집으로 내 관념들을 고집하는 경향이 짙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말들을 하면서 그 말의 의미보다는
단어 하나하나의 사용에 의미를 더 두었던 것도 같다.
탈수되어진 빨래들을 옥상에 갖다 널며 발원이 하나 생겼다.
분류하기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늘 이건 이렇고 저전 저렇고
생각으로 생각을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많은 나에게
조금씩 마음이 여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빨래를 하면서 내 마음도 조금은 청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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