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 쓰는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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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야, 사람이라는 게 다 그런 것 같다.
난 이곳에서 산 지가 꽤나 되었지만 여기 사람들이 영 가깝게 느껴지지가 않는구나.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사랑스러운 너를 비롯해 몇 뿐이다.
모두들 그런 것 같아.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 말이야. 우리 즐거웠던 17살 때를 지나서 대학생이 되니 그런 고민 부쩍 많이 하게 되었지.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는 마. 사람들이 본마음이 나빠 그런 것은 아니고,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일 뿐이고 모두들 그렇게 살고 있어. '자연스럽게'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야. 모든 사람과 다 절친하고 모든 사람이 좋을 수는 없을 거야.
편안하게 생각하렴. 그리고 몇몇의 좋은 벗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누군가 너에게 좋은 벗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해서 미워하지는 말자. 티격태격하려고도 하지 말자.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저런 사람도 있구나' 우리 그렇게 생각하자.
쉽지는 않은 일이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기대와 짜릿함에 부풀고 그것을 즐기지만 가까워졌을 땐 갑자기 공허함이 밀려와. 상대방에게 급속히 빠른 속도로 빠져들고 열정적으로 적응하고 미래를 거창하게 상상하면서도 언젠가 헤어지는 비련을 끊임없이 또한 상상하고 또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짜릿함을 꿈꾸면서도 그 사람을 놓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존재하는 것 같아. 게다가 그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도 나를 짓누른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우리는 또 오늘을 살고 있어. 헤어져도 살고 또 만나도 살고 말이야. 참 신기하지?
모든 것을 받아들이자. 기쁘고 벅찬 마음으로...
결국 인생에서 유일한 동반자는 나 뿐인 것 같다. 삶은 아이러니하고 패러독스로 가득 찼다고 해. 그러나, 언제든 웃고 떠들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너를 잘 간직하려해.
여기는 추위가 매서워졌어.
그쪽은 어때? 먼 곳에서 씩씩하게 지내는 너를 우리는 사랑한다.
안녕.
-너의 친구 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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