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신,발신되는 신호 그리고 신에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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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 내가 신호를 교환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때, 즉, 교감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슬퍼지고, 몇몇 의 경우 신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슬픔으로 인해 가슴을 쥐어뜯는 일련의 일들이 신에게는 그 어떤 의미도 없다. 우리는 때로 생각한다. 상대방이 내게 어떤 신호를 보냈을 때 과연 그 속뜻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절대자에게 소리쳐보는 것이다. 하지만 신은 이런 문제에 개입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신에게 이러한 우리의 요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신은 결코 모든 일을 직접 나서 해결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과 내가 교감하지 못하는 것, 또는 교감하는 것 이 둘 모두 신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신에게 있어 둘의 만남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우연의 일치에 의해 신호의 속뜻을 알아차리고 상대방과 인연을 맺거나, 신호의 속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일정시간 열병을 앓다가 이후에서야 '그랬구나'를 되뇌어보는 것뿐이다.
나는 상대방이 나의 신호를 이해하길 바랬다. 정작 나는 원망스러운 신처럼 남의 신호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간이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상대방이 내 신호를 이해하길 바라는 바램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워버리는 것이었을 수도, 너무 많은 것을을 바라기만 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것' 따위는 공유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특별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쉽게 줄 수 있는 신호가 아닌 정말 비밀스러운 암호로서의 신호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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