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2)-내가 교회에 가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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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한다. 오늘도 누군가가 주일인데도 불구하고 왜 교회에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크리스챤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나의 답변이었다.
내가 교회를 가지 않는데는 첫째, 어느 하나의 가치관에 치우치지 않고 싶어서. 둘째, 교회의 궁극적인 의도가 한국 땅에서 왠지 잘 실현되지 않는것만 같아서다. 왜 교회에 가지 않느냐고 물었던 사람이 교회에 가는 실제 이유가 궁금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내가 짐작하는 그 이유도 교회의 중요한 기능일 뿐만 아니라, 충분히 그것이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여하튼 세번째, 나는 스스로를,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하느님도 부처님도 아닌 그저 '신'을 찾는, 그리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우리의 인생에서 참 진리라고 하는 무언가를 믿는 영적인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건 인간의 속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다분히 머리를 쥐어짠 결과다. 머리를 쥐어짜지 않고 그냥 생각했다. 나는 왜 교회에 가지 않는걸까?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그만큼 나를 대해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 때 우리는 슬픔이란 것을 느낀다. 그리고 슬픔이 뚫고 지나간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 무언가를 찾는다. 그때 찾는 것이 절대자다. 그리고 그에게 의지한다.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사랑을 주고받는다. 절대자에 의지함으로서 나의 사랑을 그에게 주고 절대자가 주는 사랑을 느끼며 슬픔을 조금씩 지워나가는 것이다.
내가 교회에 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기인한다. 슬픔이 깊이를 더해가면 괜시리 신을 불러보면서도 끝끝내 절대자에게 의지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기운이 많이 소진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함부로 절망하고 싶지 않다는. 그래서 아직 절대자를 찾기엔 이르다고 가슴을 쓸어내려 보는 것이다. 절대자와 사랑을 주고 받을 만큼 나의 항로가 완전히 끝나버린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교회에 가지 않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의지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을 찾지 않는 것은, 누군가가 저 멀리 사라져가고 있음에도 아직은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아직은 괜찮다'는 쓸데없는 몸부림이다.
- 2006. 1월 셋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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