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로맨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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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바라기를 위한 주문을 외우곤 했었다.
고스란히 기억하지 못하는, 섣불리 황금의 시간을 나누자 했던 얼굴. 그러나,
종말을 허락하지 아니한다. 참회하고 고뇌하는 신경은 기도한다, 완성된 로맨스를.
훈계, 태양 앞에 곧게 서지 못해도 태양의 주소 1970-623번지를 잊지 말라는,
당장에 주문이 힘을 발휘할 수 없음을, 나이든 남자의 당연한 씁쓸함과 손짓을.
신의 해독 작용을 명랑히 거절했던 내 몸은 뜨거웠고 그는 소년인 것만 같았다.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단 하나의 해바라기만 남은 동산을 잔인하게 몰아붙였다.
사시사철의 금빛을 스케치한 해바라기 농사는 지쳤고, 몽환적인 잔해를 데려왔다.
랑데뷰, 만발한 해바라기를 끌어안는 태양과의 랑데뷰는 판타지가 되었다.
해가 가는 대로 찾고 있다. 바람에 날려 동산 곳곳에 숨어있을 씨앗을.
요즈음, 길거리에서 ‘변명은 아니 하는 꽃’을 보지 않겠느냐고 권하곤 한다.
나는 기도한다. 사랑했던, 그러나 이제 사랑하지 않는 여섯 살 소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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