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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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의 로맨스>
어느 날 나는 소설 한 편을 읽었다.
스탕달의 글귀를 사랑한 여자를 사랑한 사나이,
그의 로맨스는 아름다웠더랬다.
당신은 그의 로맨스를 듣고서는,
쓸쓸한 웃음을 보이거나
손을 내젓는
나이든 남자가 되었다.
그러나
십 몇 년 전쯤 당신이 아꼈던 여자를 위한,
해바라기.
지금도 해바라기 씨앗 알알이 참,
윤기가 흐르고 마는 것이었다.
나는 쓴다, 내 해바라기를 위한 주문을.
아직 당신보다 십 몇 년을 살지 못한 아이의 몸이
한참 데워졌다 식었다 하는 작용을
모르는 것 아니라 모르는 척 하는 것이다.
내 꽃이 가만히 섰다가 재로서 바람에 실려 가지는 못해도
당신만큼 자라면
똑같이 윤기가 넘쳐날 것을
아시리라고,
꽃잎은 피우기보다 지우기가 어렵다고 하고,
피기까지 쓰림은 이제 다 모르는 것이 되었으니,
차라리 지우면 시원하겠으나,
이제 피어있지 않는 것은 상상 못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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