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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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과 우리
오늘이 대입 수학능력평가가 실시되는 날이었다. 한 해마다 빠짐없이 찾아오는 수능 날이면 선배, 후배, 부모님을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모여서 수험생의 행운을 빈다. 그 때 수험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수능 날짜가 가까워져오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칼바람이 불어닥치곤 한다. 수험생들은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을 피하느라 코트의 깃을 여미고, 긴장으로 인해서 칼바람보다 더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보려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기도 한다. 또한 일년 동안 아니,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노력들이 헛되지 않게 하려는 굳센 마음의 다짐으로써, 기도를 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다시 한 번 요점정리를 훑어보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수험생들 모두가 그렇듯 그 주위 사람들 또한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수능날마다 항상 뉴스에 등장하는 모습은 하나같이 학생의 어머니가 시험을 치루는 학교 교문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수능을 위한 노력, 그것은 단지 고등학교 3학년 일년만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한해가 가면 갈수록 학생들과 부모들은 소위 " 일생을 좌우하는 수능 "을 위해서 글자를 배우는 때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또한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학교를 하나하나 졸업하고 입학하면서 그 강도는 더욱 거세어 진다. 또한 막바지인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극에 달하는 스트레스를 억눌러 가면서 공부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일생으로 본다면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나름대로 긴 그 시간들을 대학입시를 위해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는 유능한 사람을 원하고, ' 명문 대학 '을 나온 사람을 원한다. 대기업에서 사원을 모집할 때 ' 명문 대학 '이라 일컬어지는 대학을 졸업한 이외의 사람의 이력서는 처음부터 쓰레기통행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과 2년제 전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월급부터가 차이가 나며, 직장에서의 대우도 다르다. 흔히 학연이라고 하는 것에서도 차이가 나며, 그로인해서 취직을 하는데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명문 대학'의 학연은 줄줄이 좋은 방향으로 그 대학의 졸업자들을 이끌어 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의 졸업자들은 자신 스스로 발바닥에 그야말로 땀이 나도록 이력서를 들고 뛰어다닐 수 밖에 없다.
또한 일생동안 대학은 걸림돌이 될 수도,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 수단이다. 우리는 걸림돌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지름길을 원하기 마련이다. 현재의 사회에서 지름길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명문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쩔 수없이 사회에 맞추어서 살아간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사회의 있는 듯 없는 듯한 분위기와 방식을 내 식대로 내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 명문 대학 '이 좋다는 것은 확실하다. ' 명문 대학'들은 입학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력이 높은 학생들이 합격되기 마련이다. 실력이 높은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실력이 높아져 입학기준이 까다로운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이고 말이다. 따라서, ' 명문 대학' 이라는 곳은 분명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러나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쪽으로 치우쳐버린 우리의 편파적인 생각이다. 명문 대학이라고 해서 모든 학과가 다 좋고, 모든 교수들이 유능하며, 모든 학생들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 명문 대학이 아니라고 해서, 나름대로 좋은 학과를 나와도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교수들과 학생들도 그저 그런 사람들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우리의 잘못된 의견이다.
어느 학교는 어떤 학과가 좋고, 어느 학교는 어떤 학과가 좋다더라. 그러니 , 우리 회사는 이러이러한 학과를 전공한 사람이 도움이 더 많이 될 수 있으니, 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으로 뽑아보자. 이런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우리 회사는 무조건 명문 대학, 일류 대학을 나오는 사람만 뽑을 것이다. 우리 회사는 건축회사다. 그러나 명문 대학을 나온 사람들 중에는 건축관련학과를 나온 사람이 없다.그러나- 설사 축산관련학과를 나왔다고 해도 -명문 대학을 나왔으니 이 사람을 뽑자. 이것이 바로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명문 대학이라고 해서 모든 학과와 학생이 뛰어나다라는 생각보다는 각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적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명문대학을 나왔으니 꼭 존경받고 수입이 많은 직업을 택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이다. 어느 대학을 나와서 어느 일을 하고 있던 간에 그것은 하나의 '직업'일 뿐이다. 하는 일만 다를 뿐 그 가치는 모두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이렇게 도약해 나간다면 우리나라는 틀림없이 지금보다 몇 배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그런 변화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필자 또한 이렇게 변화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설사 현재 우리의 모습은 이렇지 못한다고 해도, 후대에 전해 줄 생각만큼은 올바르게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숨막히게 살아갈 첫 발을 내딛는 수험생들.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지금까지 오기 위한 노력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올해 수능을 치룬 학생들도, 그리고 내년, 후년에 수능을 치룰 학생들 모두 현재는 움직일 수 없는 교육체제와 사회 속에서 '명문 대학'을 최고목표로 삼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이들은 이러한 경험과 아직 남아있는 젊음으로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갈 능력과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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