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별
|
| |
|
|
| |
| |
| |
서울의 별
내가 글을 쓸 때 밤 시간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밤에는 별이 보인다. 아주 가끔씩, 그리고 아주 조금씩 별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이 보이지 않는 서울의 하늘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이유는 ...
서울의 하늘은 검다. 구름이 낀 으스스한 날을 제외하고는 서울의 하늘은 깜깜하다.
말 그대로 깜깜... 앞이 깜깜한 그런 밤이다.
서울의 하늘이 과학적으로 정말 다른 곳보다 깜깜할까? 아니,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의 하늘이 내게 매우 깜깜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 하루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서울에 유난히 많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그 외의 모든 것에 대하여 중심인 수도 서울.
수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복닥거리면서 살고 있는 곳이다. 서울이 이 작은 나라의 중심이 되기까지. 그 아래에서 서울을 받치고 있던 서민들의 삶은 막막하다.
집세에 시달리는 사람들,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빌딩 숲에서의 갑갑한 직장 생활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리고 흔히 달동네라고 말하는 곳에서 힘겹게 사는 사람들..
젊은 시절, 가슴 속에 품었던 희망과 꿈 그리고 그 열정은 달아나 버린 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점점 무뎌진다. 지난 날에 간직했던 수많은 감상들도 달아난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하늘을 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하루에 한 번 조차도 하늘을 볼 여유가 없다. 갑갑한 생활을 하다보면 하늘은 고사하고, 땅이 꺼져라 한 숨을 내쉬기 일쑤다. 서울의 하늘이 유난히 깜깜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희망과 꿈으로 빛나는 눈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들은 사람들의 그것으로 인해서 빛을 내는 것일 텐데.... 이곳은 그것, 그것이 매우 모자라다.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갈수록 외로워지는 하늘은 밤이 되면 외로움이 더해져 더욱 깜깜해지는 것은 아닌지 .
그런데 가끔 별 하나 없는 깜깜한 서울의 밤하늘에 반짝하고 별이 하나 얼굴을 내밀 때가 있다. 나는 아직 세상이라는 곳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동화되었지만, 그것을 부정하고 있는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밤하늘을 본다.
그 때 가끔 얼굴을 내민 별을 본다.
그 별이 너무나도 반갑게 느껴진다. 어쩌다가 한 번 뜬 별은 나를 기쁘게 한다. 그 이유는 아무도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 그 누구도 밤하늘을 빛내 줄 그것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단정지어 버린 나의 어리석은 생각을 깨우쳐 주기 때문이다.
아! 누군가는 하늘을 보는구나. 누군가는 밤하늘을 빛낼 그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구나. 아직, 우리의 삶은 그리 삭막하지 만은 않은 것이지,,, 그렇지... 그렇지...
그리고 나도 단 하나의 별을 보며 다시 힘을 낸다. 이 정도 어려움에 힘들어해서야 되겠는가만, 내 안에서 힘을 내고 또 힘을 낸다. 또한 가끔씩 슬플 때 슬픔을 치료하는 약이 되는 것도 밤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다.
그 별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 그 별을 만든 사람들은 비록 삶이 어렵지만, 조금이나마 가깝게 있는 하늘을 보며 어려울수록 ,삶이 그들을 짓누를수록 꿈과 희망을 갖는 당찬 사람들이 만든 것은 아닐까. 편안할수록 그것의 소중함을 모르고 ,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기도 하지만, 다시 힘을 내는 , 서울을 받들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이 만은 것이 아닐까.
말하자면, 밤하늘을 외롭게 만들고 깜깜하게 만드는 것도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이고, 아름답게 빛내는 것도 그 중의 우리이다. 문제는 밤하늘을 빛낼 수 있는 사람이 적고, 더 적어져 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유난히 서울의 밤하늘이 깜깜하게 느껴지는 이유, 유난히 서울의 밤하늘의 별 하나가 소중하고 기쁘게 느껴지는 이유, 그것은 서울에 사는 우리들의 삶 속에 담겨있다.
그리고 어렵지만 가치있는 그 삶의 의미를 알기 위해 나는 오늘도 서울의 밤하늘, 작게 뜬 단 하나의 별을 본다. 또한 아직은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며 주먹다짐을 하는 이들이 있기를 소망하려고 별을 본다.
그래서 늦은 시각 서울의 별을 보며 글을 쓴다.
- 서울의 밤하늘을 보며 글을 쓴 어느 날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