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사 박물관
|
| |
|
|
| |
| |
| |
한국 생활사 박물관을 그대로 옮겨놓은 6권의 책이 있다. 바로 " 한국 생활사 박물관 " 이다. 이 책은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우리에게 조상들의 삶을 말해주고 있는지 , 어떤 방법으로 역사공부의 다른 틀을 마련하고 있는지 이제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인간적인 역사를 말하는 책
우리가 교실에서 배우는 우리역사는 주로 역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배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은 거꾸로 된 역사상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역사적이고 대대적인 사건들은 반만년 우리역사의 일부분일 뿐, 그 밑바탕이 되는 것은 바로 우리 조상들의 " 생활사 "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적인 역사를 말하는 책이다. 역사적인 사건 속에 담겨진 우리 조상들의 생활, 조상들의 문화 , 풍습 , 예술 , 건축 , 농사 , 교역 등을 살펴보게 된다면 딱딱한 암기위주의 역사 알기를 떠나서 가슴으로 우리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생활사 박물관이라는 책은 인간적인 역사를 말하고 있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생생한 우리 역사의 진 모습 , 그리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 , 마치 내가 지금 그 시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이 책은 분명 우리에게 인간적인 역사를 가르쳐 주고 있다.
[ 04 한국 생활사 박물관 - 백제 생활관 ]
1. 야외전시에서 느끼는 백제의 숨결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첫 번째 요소는 " 야외 전시 " 이다. 책에 담겨 있는 야외전시의 큼지막한 사진들은 확 트인 벌판과 같은 느낌을 준다. 역사를 알기 전에 그 나라의 전체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고려한 점이 엿보여서 나에게는 더없이 좋았다.
2. 전시 part 1 - 백제실 ( 백제인의 생활 )
이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백제인의 생활사를 살펴볼 각 부분을 이채롭게 구성하였다는 점이다. 즉, 여느 책처럼 백제인의 생활을 의, 식, 주로 나누고, 경제, 문화 , 정치로 나누는 보편적인 구성을 한 것이 아니라 각 part마다 주제를 정해서 그에 맞는 부분들을 엮어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이것은 어수선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들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이야기를 통해서 역사 알기를 시작해나간다는 것이다. 각 부분마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 당시 살았던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제시하면서 그것이 생활사로까지 이어지는 전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독자에게 친근감을 줄 뿐만 아니라 , 우리의 생활은 역사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게 한다.
3. 전시 part 1 - 특별 전시실 ( 백제금동대향로 )
특별 전시실을 책을 통해 살펴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 백제 금동 대향로 "를 확대시켜 분석했다는 것이다. 박물관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책상에 앉아서 백제 금동 대향로를 통해 그 시대의 예술과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한 부분을 확대하고 정교한 조각 하나하나를 다시 개별로 분석한 것은 백제 금동 대향로를 만든 장인의 정신까지 전달해준다. 직접 박물관에 가지 않아도 조용하고 고요한 박물관 속에서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 이 책을 통해 느껴본다.
두 번째로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 과거와 현재의 전령사들 " 이라는 부분에서였다. 백제금동대향로를 최초로 복각한 금속공예가 조 백씨의 이야기를 실어 그 당시 이 향로를 만든 백제인들의 사상과 예술혼을 조금이라도 더 피부에 와닿게 전달하려 했던 의도가 엿보인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백제금동대향로라는 작품을 만드는 데 어떤 노력과 정신이 깃들여졌는지 , 우리 문화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 , 그 문화를 보존하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4. 전시 part 2 - 가상체험실 (무령왕릉의 과거와 현재)
한국 생활사 박물관 - 백제 생활사 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고르라면 나는 아마도 주저없이 가상체험실을 선택할 것이다.
대화체가 곁들여진 소설식으로 역사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그야말로 이 책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학문적 ,지식적 , 분석적으로 역사를 볼 줄 아는 시각을 갖춘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이고 편안한 시각으로 재미를 더해가며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역사 이야기를 아무런 부담 없이 읽어내려 갈 수 있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무령왕릉이 실제로 지어졌을 당시의 모습과 71년 발굴 당시의 모습을 비교해 놓으면서 , 그 당시 조상들의 생각과 발굴을 했던 우리의 생각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우리는 얼마나 정확하게 선조들의 뜻을 알아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었고 , 발굴 당시 문화재 복원에 대한 우리들의 경솔한 생각을 이야기하며 잠시 돌아보고 반성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문화재 복원, 발굴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5. 전시 part 2 - 특강실, 국제실
특강실은 조금 더 자세하게 역사를 풀어나가고 있으며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역사를 알게 해 주고 , 국제실은 그 당시 다른 문화권이나 나라의 문화발달정도를 우리의 문화발달과 비교하면서 조상들이 얼마나 찬란한 문화를 이루고 살았는지 알게 해 준다.
[ 05 한국 생활사 박물관 - 신라 생활관 ]
1. 전시 part 1 - 신라실 (신라인의 생활)
신라 생활관 역시 백제 생활관처럼, 확 트인 야외전시관을 마련한 것과 , 역사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개인의 삶을 예로 보여준 면에 대한 생각은 위와 같으므로 전시 part 1부터 적어나가기로 한다.
우선 ,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 신라인의 조건 "이라는 주제를 선택함으로서 신라인의 사상과 정신을 잘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 신라인의 조건 "이라는 주제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고 , 그에 따른 불교, 화랑도 등에 대한 신라인의 사상을 단적으로 잘 서술하였다. 특히, 신라시대에 성행하였던 유학에 대해 자세히 다룬 부분은 나로선 생소한 부분이라 구미가 당겼고 당시 신라의 교육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다음으로 이 책은 " 첨단과 유행의 국제 도시 서라벌 " 이라는 주제 아래에 신라인들의 시장 사용과 국제적인 교류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라의 서민들이 이용했던 시장에 대한 설명과 그림은 매우 신선한 것이었다. 교과서의 역사 속에는 ' 신라의 서민들 '의 삶이 잘 나타나 있지 않고 , 다른 책에서도 이 부분을 다루는 것은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서문에 말했던 것처럼 , 시장이라는 서민적인 부분을 다룬 것은 이 책이 ' 인간적인 역사 '를 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또한 이 부분에는 신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와의 교류를 통해서 얻었던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 제목을 " 해외 명품 브랜드 특선 " 이라고 정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즉, 이것은 당시 신라인들의 생활이 현재 우리의 생활과 크게 동떨어져 있거나 완전히 다른 세계의 생활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며 독자로부터 친밀감을 유도해내는 효과도 있다.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 토우와 생활전 " 이라는 전시회가 또 모습을 내민다. 이 전시회는 당시 신라인들의 생활모습을 흙인형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신라인의 희노애락을 잘 표현하였는데 , 그 중에서도 나는 " 아름다운 신라인의 성" 이라는 부분이 새롭게 다가왔다. 소재가 매우 특별했기 때문이었다. 신라인의 성을 토우로 묘사한 것에 대해서 ' 생식 행위가 가진 재생이라는 상징 때문에 죽은 이가 내세에서 부활하기를 기원하며 남녀가 성교하는 장면을 토우로 제작했다 ' , ' 순진무구하게 성생활의 즐거움을 표현한 것이다 ' 라고 해석한 의견을 덧붙인 것은 조상들의 성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 불국토에 지다 " 라는 주제를 다룬 부분에서는 신라인의 죽음을 이야기 했는데 , 그것에서 나는 신라인이 사후세계라는 것에 대해 가졌던 그들만의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신라인의 삶과 죽음까지를 다룬 이 부분은 읽는 것을 끝내고 나면 왠지 모를 엄숙한 신비감을 준다.
2. 전시 part 1 - 특별 전시실 (불국사와 석굴암)
신라 생활관의 특별전시실은 불교의 나라였던 신라의 불국사와 석굴암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백제 생활관에서 백제금동대향로를 설명했던 방식처럼 여기서도 불국사의 전체적인 모습과 그것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석굴암에 대해서는 장장 4페이지에 걸쳐서 그것의 과학적인 구조와 벽면의 부조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 꼭 석굴암의 신비 속에 나를 데려다 놓은 듯 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석굴암의 아름답고 고귀한 육체를 하나하나 파헤친 것을 읽고 눈을 감아 보노라면 , 나는 분명 신라인의 이상형이었던 본존불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석굴암이 일제시대에 와서 해체되고,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여져 버린 기구한 운명을 지녔다는데 안타까워하고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느낌들, 이러한 생각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은 나를 인도하고 있다.
3. 전시 part 2 - 국제실 (세계의 불교)
불교를 꽃피웠던 신라의 역사를 이야기 한다면 세계의 불교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실에서 보여주는 신라와 다른 나라의 불교들은 신라가 불교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였는지 ,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켰고 나라의 사상과 융화시켰는지 짐작 할 수 있다. 또한 불교의 시작과 다른 형태를 발견하면서 신라의 불교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는 글
한국 생활사 박물관을 읽고 이 책에 대한 나의 평을 정리해 보았다. 아직은 내가 부족한 탓인지 , 정확한 칭찬과 비판을 겸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몇 가지는 알 수 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첫째 , 한국 생활사 박물관은 우리를 위해 역사를 재구성하고 역사 교육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둘째 , 우리의 역사를 사건 중심으로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우리 조상들의 인간적인삶 그 자체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일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깨닫게 해줄 수 있다는 것.
셋째 ,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추고 이것을 배움에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넷째 , 이 책은 우리를 역사 속으로 안내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기회가 오게 되어 매우 뜻깊었고 , 우리나라의 역사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어 기뻤다. 한국 생활사 박물관이라는 서적이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기를 바라면서 , 부족한 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심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 나는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리라 다짐하면서 , 다시 한 번 책을 꺼내들어 본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