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은 죽음을 깨트린 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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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은 죽음을 깨트린 후에야
――― 야밤에 엄습한 죽음 그 그림자 떨쳐버리고자
놀란 몸 일으켜 창문 밖 동결된 어두움을 쏘아보듯 주시한다.
이 음산한 직감 거대한 성벽 무너질 때의 전율할 중압으로 오던 ,
일시에 선체가 침몰할 때의 굉음으로 우리들 심장을 떨게 하던
나 상관할 바 아니나 보라 소리 없이 침상에 죽음이 내릴 때란 ,
누구에게나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오오 그대 젊음이 꿈 꾼
그 아름다운 날 순식간에 지나가 물결소리 같은 그리움으로
사라진다면 그대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추억 속에 살 것인가 ?
묘혈에 안장되고 나면 삶보다 죽음이 더 많은 말을 한다고 주장한다면 ?
그대 어떤 말을 들을 것인가! 인류구원은 죽음으로 이루어졌으나
우리들 죽음은 그럴 능력조차 없다. 나 역시 어느 쪽이 더 많은
말을 할지 의문이나 그분은 죽음을 깨트린 후에 말씀하셨다 .
오오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난에서 새 삶을 찾아야 한다 .
죽음에선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 죽음을 깨신 이만
영원한 약속을 언약으로 우리 삶에 의미를 주실 뿐 .
2001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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