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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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오면
――― 트인 하늘과 구름을 숲을 석양이 덮어간다 .
저 장대한 공간이며 빛의 황홀한 변화 그만 나를 압도하였다.
관수재 뜰에서 일몰의 저녁 한 때를 넋 없이 바라보나
인간 힘으론 재현할 수 없는 너 오묘한 자연에의 잠재력이란,
어느 때나 변화무쌍한 것이다. 나 지금 눈부신 석양을 받으며
너희들 장관을 주시하나 빛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나가
기이한 형상으로 파도로 오는 바다를 이글거리는 불꽃을 형성한다.
아니 내 집 토담이며 헛간 텃밭 어디나 석양을 받들고 있으나
그 고요한 숨결이며 빛살의 붐빔은 천태만상, 너희들
이글거리는 불길에다 젊어서 사랑한 여인을 옮겨놓는다면?
내 가슴에 침몰한 그녀와 불길 동시에 일어나 나는
죽음 같은 차디찬 그림자와 젊은 날 정렬 톱니로 맞물려
관수재 좁은 뜰에 목석같이 우두커니 서있게 하나니
2001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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