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를 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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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를 타는 날
막차에서 내리던 어느 날,
온 동네 어둡고 조용하다
길가의 술집과 가게 문 닫은 지도 오래고
깜박이는 별들마저 추위에 얼어 허공에 붙어있다
저만치 있는 나무들 전날같이 웅성거리지도 않으며
동네 어디에도 개 짖는 소리 하나 없다
유령의 손처럼 보이는 예배당 종탑 사이의
골목은 어둡고 냉랭하다
이따금 불빛 비치나
몸과 마음은 떨리기만 하고
낯익은 집 대문 앞에 와도 누구하나
나를 반겨줄 사람 하나 없다
기다릴 사람 하나 없는 쓸쓸한 귀가
하여, 소주를 앞에 두고 탄 막차 차창엔
잔뜩 웅크려
뜨거운 눈물 흘리는,
한 사내의 모습이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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