消滅 그리고 倦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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消滅 그리고 倦怠
가슴속에 타는 불은
깊은 밤의 불면에서 번민한다
번민하는 밤은 담쟁이 넝쿨로 내려와
이제 원시의 숨은 욕망을 충동하나
살아도 죽은 나와는 無關한 시간이다
오오 여름밤을 날아온 벌레가 잠시 어리둥절하다,
다시 나르려는 욕망이 몸을 불 속에 던지듯
보라 비와 폭풍은 지난여름을 되살린들
나날의 나의 삶은 기억에서 사라져 다시 오지 않으며
어떤 다른 욕망인들 되살릴 수도 없다
지금 나는 혼자 있다
일어나 유리문을 열고 나와
공장 굴뚝이며 뜰 안의 라일락을 본다
하수구에 물이 고인다
우중충한 골목은 보안등만 희미하다
누군가 음악을 틀고 나는 진한 커피를 마신다
잠은 오질 않아 밤은 무겁고 어둡다
알 수 없는 漂流物이 하수구를 빠져나가고
울타리를 빠져 나온 나는 처음 빠져 나온 울타리에 다시 돌아오나
지금 살아있는 나는 앞으로 없을 나를 절망한다
다만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똥을 누고
때로는 女人의 허벅지사이를 기어 다니기도 하며
음악의 날개로 시간의 칼날을 두드린다
그리고나서 그림자인 우리는 우리라는 말에 놀라
같은 길을 가며 아주 자연스럽게
지루한 苦痛을 뒤섞으며 잊혀진다
처음과 나중이 하나일 때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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