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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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산
골목길에 낙엽이 뒹굴고
바람 불자 길은 인적마저 끊긴다.
해질녘 성북동산은 무심한 산
바람소리 물소리만 산자락 밑에 저만치 넘쳐나고
산사 밑 노송 굽어진 외진 길 혼자 걷는데
집들은 외롭게 돌아선다.
눈물나는 성북동 세탁소 앞에 오면
어머니의 그늘이 허공만한 높이로 먼저 와 있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쪽방 하나
벌써 사십년도 넘은 그 방은 지금도 있을까?
어머니와 둘이 살던 정감 깊은 방
아침 햇살도 오고 나팔꽃도 피어 있었다.
젊은 날 성북동 산에 올라가
시 쓴 원고를 바람에 날리며 울던 일
그 산에 성북동 산비둘기가 울었다.
오는 길에도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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