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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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________ 검은 구름과 암흑의 격렬한 혼돈을 뚫고
그 날카로운 빛 번쩍이자 순간 빛은 허공을 환하게 갈랐다 .
예리한 칼은 억센 가슴뼈로 무장한 진홍빛 내 심장에다
단 한 순간 깊이 꽂듯 그렇게 모든 것은 흔적 없이 지나갔으나
아무 누구에게도 굽히질 않고 번개는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
깊은 밤 놀란 잠에서 내가 막 깨어났을 땐 이미 그대는 ,
오만한 자세로 튼튼한 갑옷으로 트로이와 예루살렘을 정복한
개선장군 오딧세이나 티투스와 같은 모습으로. 그래 살벌한 대지와 ,
저 유령 같은 묘비석 경계를 단숨에 유린하고 난 순간이라
빛은 빛에다 암흑은 암흑에다 심장에다 너는 칼을 꽂은 뒤였다 .
칼을 칼집에 다시 넣은 여유와 평온한 웃음을 남겼으나
그렇게 너는 내가 놀랄 틈도 없이 급격하게 지나갔다 .
2002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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